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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ehyun Kim Jul 19. 2016

대차대조표

기업의 구석구석을 살펴볼 수 있는 지도

기업을 한눈에 보고 싶을 때 가장 간단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대차대조표다. 대차대조표는 오른쪽에는 자본(equity)과 부채(liability)를 기록하고, 왼쪽에는 자산(asset)을 기록 다.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면 오른쪽에는 기업이 생산활동을 하기위해서 필요한 돈을 조달한 방법을 기록고, 왼쪽에는 이렇게 조달한 돈으로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를 기록한다.

대차대조표

이해를 돕기 위해서 프랑스 루앙에서 빵굽는 기술을 배워온 현주 씨의 예를 들어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파티시에가 꿈인 현주 씨는 프랑스 루앙에 있는 세계 최고의 제빵학교로 유학을 다녀왔다. 우수한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한 현주 씨는 서울에 카페를 차리기로 했다.

장소는 평소 눈여보던 한강변이 내려보이는 언덕에 위치한 20평 남짓한 작은 상가로 낙했다. 프랑스에서 화덕을 직수입하기로 했고, 테이블은 물론 식기류까지 직접 고를 예정이다.

하지만 사회초년생인 현주 씨에게는 카페를 차릴 만한 돈이 없다. 현주 씨가 할 수 있는 일은 우선 은행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은행은 현주 씨에게 돈을 빌려주는 대신 3년 후에 갚으라는 날짜를 정한다. 또 매년 원금의 5%를 이자로 받겠다는 약정을 한다. 이것이 대차대조표 오른편 위에 표시되는 부채다. 부채는 돈을 갚아야 하는 날짜인 만기가 있고 일정 비율로 정해진 이자가 있다. 물론 만기에는 이자뿐만 아니라 원금도 반드시 돌려주어야 한다.

평소 현주 씨의 성실함과 안목을 높이 샀던 친구 태현 는 현주 씨의 카페창업을 알고 귀가 솔한다. 태현 씨는 새로 창업하게 될 카페가 잘 될 것이라고 확신 하고 그동안 모아둔 돈을 현주 씨의 가게에 투자하고자 한다. 태현 씨가 투자하는 돈은 은행에서 빌린 돈과 달리 만기가 없고 이자를 줄 필요가 없다. 카페 운영이 예상처럼 좋지 않을 때는 원금조차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 대신 태현 씨는 카페에서 나오는 이익을 받을 권리가 있고 카페 운영에 관한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 만약 카페가 잘돼카페를 높은 가격에 다른 사람에게 팔아 이익을 낼 경우에는 원금보다 훨씬 많은 돈을 돌려 받을 수도 있다. 이것이 대차대조표 오른편 아래에 표시되는 자본이다. 자본은 만기나 이자가 없고 원금 상환의 의무도 없지만 이익을 공유한다. 이처럼 대차대조표의 오른편에는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돈을 조달했는지를 쉽고 자세하게 그려 놓았다.

이제 대차대조표의 왼편을 살펴보자. 대차대조표 왼편에는 부채와 자본으로 조달한 돈으로 만든 기업의 모든 것이 담긴다. 현주 씨의 카페를 예로 들면 카페건물, 식기류, 음식재료 등이 될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특허권, 상표권 등 눈에 보이지 않지만 현주 씨의 카페를 구성하는 중요한 것들도 자산에 포함된다. 대차대조표의 왼편은 현주 씨의 카페의 모든 것들을 조목조목 상세하게 기록해 놓은 세부내역서와 같다.

대차대조표를 보면 기업을 세밀하게 설명해놓은 지도를 보는 느낌이 든다. 우리나라 국토의 세밀한 부분을 기호와 등고선으로 요약 표시해 놓은 지도를 보면 직접 가 보지 않아도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알 수 있는 것처럼 대차대조표를 보면 기업에 가 보지 않아도 기업의 세밀한 부분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를 알아보려면 홈페이지를 방문해 대차대조표를 열어 보면 된다. 그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돈을 조달해 어떤 자산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대차대조표는 평소 여러분이 관심있어하는 회사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쉽고 좋은 안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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