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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ehyun Kim Jan 04. 2017

미국에서 불어온 긴축의 바람

Yellen은 무슨 일을 벌인 것인가

미국의 중앙은행인 The Federal Reserve(이하 Fed)는 지난 12월 14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올리기로 결정하였다. 기준금리는 금리의 기준이 되는 것으로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다른 금리들도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그동안 Fed는 사실상 0% 금리 정책을 실시하고 있었다. Wells Fargo, BOA Merrill, Citi 같은 시중 은행들은 중앙은행에서 거의 무상으로 돈을 빌려갈 수 있었다. 따라서 기업이나 가계도 필요한 자금을 시중 은행을 통해 쉽고 싸게 구할 수 있었다. 이를 확장적 통화정책이라고 한다. 


확장적 통화정책은 주로 경제가 침체기에 있을 때 행해지는 정책이다. 불황으로 수익성이 낮아진 기업은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힘들다. 벌이가 변변치 않아진 기업에 신규로 자금을 빌려주거나 만기가 도래한 자금을 연장해 주려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추고 통화량을 늘려 주면 기업은 자금을 조달하기가 훨씬 수월 해진다. 또 빌린 자금에 대한 이자도 낮아지므로 기업들의 수익성은 개선된다.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구하기 쉬워진 자금을 이용해 창업에 나서거나 새로운 설비투자를 할 수도 있어 경제는 불황기를 벗어날 수 있다.


확장적 통화정책으로 시중에 돈이 늘어나면 인플레이션(Inflation)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인플레이션은 물가가 오르고 돈의 가치가 낮아지는 것을 말한다. 인플레이션의 극단적인 예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이 겪은 하이퍼인플레이션(Hyperinflation)이다. 전쟁배상금을 갚기 위해 발행한 마르크화의 가치는 천억 마르크로 빵 하나를 살 수 없을 정도로 낮아졌다. 인플레이션은 자산가격거품(Asset bubble) 현상으로도 나타난다. 돈의 가치가 낮다 보니 부동산과 같은 유형자산으로 자본이 몰려 정상적인 평가 없이 자산 가격이 높아진다. 이런 거품은 통화공급이 줄거나 시장이 이성적 판단을 시작하면 급격히 꺼진다.


반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것을 긴축적 통화정책이라고 한다. 금리가 오르면 빌리는 돈에 대한 이자를 더 많이 지불하여야 한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시중은행들은 자금 확보를 위해 더 많은 이자를 지불해야 하고, 이는 연쇄적으로 기업과 가계로 이어진다. 긴축적 통화정책은 주로 경제가 활황일 때 행해지는 정책이다. 경기가 과열 상태에 들어 인플레이션 등 여러 부작용이 우려될 때 중앙은행은 긴축적 통화정책을 실시한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우리나라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많은 사람들은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우리 경제가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인상이 우리 경제에 나쁜 영향만 미치는 것은 아니다.


Fed의 금리 인상은 미국 경제가 순항하고 있다는 판단에 근거하고 있다. 미국 경제가 성장세에 있다면 우리에게 좋은 신호이다. 미국은 세계의 재화들을 수입해 소비하는 국가다. 미국 경제의 성장은 우리나라와 같은 수출국가에서 만드는 재화의 수요가 증가한다는 것을 말한다. 풍족해진 미국이 한국산 TV나 자동차를 사서 구매해준다면 우리나라의 일자리는 늘어나고 경제는 성장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경제성장과 동반하여 이루어진 금리인상은 미국의 실질금리를 상승시킨다. 실질금리 상승으로 미달러화의 가치는 높아지고 환율(원/달러)은 오른다. 환율이 오르면 우리나라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기업의 수익성도 높아진다. 


반면 Fed가 실질적인 경제성장이 뒷받침되지 못했는데도 금리만 올렸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긴축적인 통화정책은 미국 소비자의 수요를 줄여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은 오히려 둔화될 것이다. 또한 미국과 한국과의 금리 차이가 축소되어 자본유출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금리가 낮은 미국에서 조달하여 금리가 높은 한국에 투자했던 돈이 미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달러 자금 유출은 달러 유동성을 악화시킨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낮은 경제성장률은 실질금리를 낮추어 미 달러화는 약세로 돌아설 것이다. 낮은 환율은 우리나라 수출 경쟁력을 떨어트려 수출을 둔화시킨다.


현재의 미국 경제는 실업률이 낮고 임금이 오르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Fed는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분명 미국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그들이 맞다면 이번 금리인상으로 미국은 인플레이션과 자산버블을 막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선택을 했다. 우리 경제도 이에 발맞추어야 한다. 미국의 경제회복과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와 한국은행의 세밀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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