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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ehyun Kim Jan 05. 2017

금리 결정의 방정식

누구도 단박에 무이자로 빌릴 수는 없습니다. 무과장이라도 말이죠...

"예금금리는 1%대로 떨어진 지 오래인데 왜 대출금리는 요지부동인 것이죠?"

내 집 마련을 위해 돈을 빌리러 은행에 갔다. 은행원은 나에게 적용되는 이자율이 연 3%라고 알려주었다. 만기는 30년이고 이자는 매월 내야 하는 조건이었다.


이자율은 어떻게 결정된 것인가?


이자율 결정의 기초는 무위험 이자율(Risk free yield)에서 시작한다. 이자란 돈을 빌려준 대가인데, 여기에는 항상 위험이 따른다. 돈을 빌려간 사람이 이자를 제때 내지 않거나 원금을 돌려주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나 중앙은행에게 빌려준 돈은 이런 위험이 없다.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이자와 원금을 꼬박꼬박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국가가 채무자인 국고채(국채), 한국은행이 채무자인 통화안정증권(통안채)의 이자율이 무위험 이자율이다.


여기에 만기에 따른 기간프리미엄(Term Premium)이 더해진다. 대게 만기가 길어질수록 이자율이 높아진다. 1년 있다가 돌려받을 돈보다는 30년 있다가 돌려받을 돈에 이자를 더 붙인다. 이는 기회비용 때문인데 돈을 빌려준 사람 입장에서는 30년 동안 있을 많은 투자기회를 놓치게 되기 때문이다.


이제 유동성프리미엄(Liquidity Premium)을 얹는다. 유동성이 낮을수록 이자율이 높다. 돈을 빌려준 사람은 그 증서를 다른 사람에게 팔 수 있는데 이를 유동화라고 한다. 삼성전자와 동네빵집이 각각 1억 원을 빌리고 증서로 채권을 발행했다고 하자. 중간에 돈이 필요해져 채권을 팔려고 할 때 삼성전자가 발행한 채권은 쉽게 팔리지만 동네빵집의 채권은 잘 팔리지 않는다. 사람들이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동네 빵집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유동성프리미엄이 낮고, 동네빵집은 유동성프리미엄이 높다.


마지막으로 신용위험(Credit Risk Premium)이 더해진다.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재직증명서를 제출하면 이자율이 낮아진다. 은행은 나에게 앞으로 이자를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것인지 자세히 들여다본다. 신용이 높고 위험이 낮은 사람은 신용이 낮은 사람보다 이자율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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