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남기고 간 흔적
아주 짧은 기간의 만남이었지만, 큰 흔적을 남긴 사람이 있었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구나'
'이렇게 표현할 수 있구나'
'이런 곳이 있구나'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구나'
'이런 취미를 가질 수 있구나'
'이런 책이 있구나'
'이런 글을 쓸 수 있구나'
'이건 이런 의미구나'
'이건 정말 재미있구나'
아무것도 안 하고 그저 가만히 있는 즐거움을 깨닫게 해주었고, 그 시간을 오롯이 담아 언어로 적어 내려 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너무 많은 것들을 걱정하지 않고, 너무 많은 것들을 고민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삶의 무게를 적절히 배분하는 법과 가끔은 무게추를 바꾸어 다는 지혜도 알게 되었다.
그 사람에게서는 나와는 완전히 다른 향기가 났다. 그리고 그 향기가 나에게 스며들었다.
나는 어떤 향기가 날까? 내 냄새는 누구에게 스며들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