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무거움
진료비를 받지 않는 소아과 의사 선생님에 대해 내가 느꼈던 것을 썼다. 그리고 이런 댓글이 달렸다. 마음이 바빠졌다. 부정적인 생각들이 곧이어 내 머리속을 꽉 채웠다.
대댓글로 '죄송하다'는 요지의 글을 달았다가 갑자기 '죄송한 나'가 답답하게 느껴졌다. 내가 의료법 위반을 한 것도 아니고 그 사람이 어떻든 내가 느낀대로 쓴 건데 뭐가 잘못된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 억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의사들의 적나라한 실태를 보여주는 웹툰을 가끔 본 적이 있었기에 그래 이 사람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겠다 싶었다. 동종업계에서 나의 소회가 매우 몰지각한 것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남편의 말이 내 마음을 돌렸다. 남편은 브런치에 글을 올린다는 건 사람들이 보아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쓰는 글은 불가피하게 사람들의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고, 그 평가는 늘 좋을 수는 없다는 거다.
분하지만 구구절절 맞는 말이었다. 그래, 브런치는 내 일기장이 아니니까. 나 혼자 읽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이 공감해주고 좋아해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쓴 글이니까.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진 못하더라도 누군가를 공격하는 글은 쓰지 말아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좀 슬퍼진다. 갑자기 테두리가 빙 둘러진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