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있는 만큼 배려하게 된다
제주도에서 밥을 딱 한 끼만 해 먹었던 지라 여러 식당들을 다녔다. 코로나 시국이고 또 여행 성수기인지라 식당 찾기도 쉽지 않았을뿐더러 식당을 찾았다 해도 늘 맛있는 것은 아니어서 조마조마한 심정 반 기대감 반이었다.
우도에서 갔던 식당은 나름 네이버 검색을 여러 번 해서 찾아간 해물짬뽕집이었다. 그 집은 주방장은 2명 정도로 많았는데 10개도 넘는 테이블 서빙을 아주머니 한 분이 하셨다. 그마저도 경험이 많지 않으셔서 그런지 테이블을 치우는 데 한참, 그리고 세팅하는데도 한참이 걸렸다. 가장 마음에 남았던 건 기다리라고 손님을 세워 두고는 새치기해서 들어온 손님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불편한 서비스에도 불구하고 그 집 음식이 맛은 있었다. 그래도 다시 가고 싶은 곳은 아니었다.
반면에 비슷했지만 참 좋았던 식당도 있었다. 바닷가에 위치한 낙지볶음 집이었는데 식당이 아주 작고 테이블이 4인용 2개, 2인용 2개, 6인용 하나 정도로 조촐했다. 주방에서는 남편과 일하는 아주머니 한 분이 음식을 만들고 있었고 서빙은 그 부인으로 보이는 분이 하고 계셨다. 작은 가게였는데도 불구하고 서빙하는 주인아주머니가 얼마나 살뜰히 손님을 챙기던지, 맛도 맛이지만 정성까지 가득 먹고 나니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밥을 먹고 나오다가 깨달았다. 친절은 손님 수에 비례하게 된다는 것을. 같은 식당이었지만 서비스가 나빴던 식당은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테이블을 10개 넘게 늘려버렸는데 사람을 더 채용하지 않아 손님이 불편했던 것이다. 반면에 낙지볶음 집은 딱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테이블을 운영하는 것 같았다. 어수선하지 않고 모든 게 주인장 손바닥 안에 있었다.
욕심을 부린 만큼 정신이 없어진다. 그래서 기본적인 것조차 놓치게 될 수 있다. 여유에서 마음이 나오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