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게 생각해왔던 것들의 반전
동기 중에서도 결혼과 출산이 빨랐던 나, 아이가 5살쯤 되니 이제 조금씩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는 친구들이 늘고 있다. 며칠 전에는 육아휴직을 했다가 복귀한 동기와 점심을 먹었다.
분명 같은 이야기를 하는데 서로 느낀 것이 달라서 정말 놀랐다. 아이를 키우는 건 힘들었지만 그래도 직장생활보다는 나았다는 그녀, 아이를 키우는 건 뭔가 생명이 쑥쑥 자라는 게 눈에 보여서 회사생활보다는 훨씬 보람되었다고 한다. 동기는 힘들긴 했어도 아이를 키우면서 행복함을 많이 느껴서 둘째를 또 낳고 싶다고 했다. 출산 과정은 그리 행복하지 않았지만 벌써 다 잊었다나.
'난 완전 반대였는데...'
나는 아이를 키우는 동안은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듯한 무기력감을 느꼈다. 아이는 옹알대고 있었는데 하루 종일 아이를 보느라 나를 위해 쓴 시간이 없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나를 엄습했다. 아이가 혹시 다칠까 하는 마음과 아프거나 다쳤을 때 자책하고 괴로웠던 시간들, 분명 행복했던 시간도 많았지만 기억 속 그 시절은 깜깜하기만 했다.
신기하다. 어쩜 이리도 다를까. 꼭 나를 뒤집어 놓은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