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준비하겠지?

디폴트 값의 사랑

by 서이담
211223.jpg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 이번 그림, 뿌듯하다!
내 떤물은~당연히 준비했겠지?


12월, 아이의 생일이 있는 달이다. 멀리 계신 엄마가 가끔 아이를 보고 싶어 하셔서 영상통화를 하곤 하는데 이 날은 아이 생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엄마가 재민이 생일이 곧 다가온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아이가 이렇게 이야기했다. 생일 선물을 할머니 할아버지가 당연히 준비해줄 거라는 아이의 말, 그게 어찌나 뻔뻔하면서 귀여웠던지 엄마와 나는 한참을 웃었다.


신기하다. 아이가 누군가의 사랑과 정성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다니. 물론 할머니 할아버지가 선물을 준비했지만, 사실 그건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일이 아닐 수도 있을 터이니 말이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아이가 가족들에게 충분히 사랑받고 있으며, 본인도 그걸 아주 잘 안다는 점에서 안심이 됐다. 아이에게 우리의 사랑은 디폴트 값*이었다.


언젠가 이 아이도 누군가에게 디폴트 값의 사랑을 베풀기를 바라면서.


*디폴트 값: 영어의 'Default value'에서 유래한 말로, 별도 설정을 하지 않은 '초기', 즉 '기본 설정'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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