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보다 무서운 아드님

마음이 철렁

by 서이담

요 며칠 어린이집에 혼자 들어가는 아들이 안쓰러워 등원 시간을 바꾸어 보았다. 한 시간 정도 늦게 등원하면 아이가 잠에서 깨서 좋은 컨디션으로 어린이집에 등원하겠지 했는데 그건 아니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문제는 등원 시간이 아니라 취침 시간이 늦은 것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아침에 어린이집 지하 주차장에 차를 주차해두고는 아이를 깨웠다.


"재민아~이제 어린이집에 왔어. 일어나~"


"으응~~"


아이는 눈을 비비면서 몸을 꿈틀거린다. 바로 일어난 아이는 역시나 짜증을 냈다.


"이 이잉~~"


아이와 짐을 동시에 들기가 힘들었던 나는 아직 잠이 덜 깨서 눈도 채 뜨지 못한 아이를 달래 걸어서 등원을 시켜보려고 했다. 몇 걸음 걷고 나서 아이는 한 번 더 보챘다.


"이 이잉~너무 힘들어..."


마음이 철렁했다. 한 시간 더 늦었다고 다 해결된 게 아니었구나. 혼자서 등원하는 아침이 정말 쉽지는 않구나 싶었다. 회장님 앞에서 발표를 할 때보다도 가슴이 더 벌렁거렸다. 이제 어떡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아이를 등원시키고 회사로 가려고 시동을 켜는데 엄마에게 문자가 왔다.


"딸~ 출근 잘했어?"


"네.. 근데 오늘 재민이가 좀 찡얼거려서 마음이 철렁~"


"괜찮을 거야. 오늘 데리러 갈 때 맛있는 간식 사줘~"


맞벌이 부부로 산 터라 이미 이 모든 걸 다 거쳤을 우리 엄마. 엄마가 괜찮다고 하면 정말 괜찮은 것이다 마음을 먹고 발걸음을 돌렸다. 아침 등원 길은 이제 거의 5년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익숙지가 않다.


참 어렵다. 우리 회장님보다도 우리 아드님이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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