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손한 가게 투어

Prologue. 창업하려고 알아보다가 즐겨버렸네

by 서이담
KakaoTalk_20220301_221744625_02.jpg 어느 휴가 날, 내가 직접 그려본 미래의 우리 집. 1층에 벽돌색 공간이 카페 겸 서점이다.

낡은 건물이지만 간판이나 문짝이 뭔가 센스 있어 보인다.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쾌적하고 안락한 공간이 있다. 한편에는 책이 진열되어 있다. 판매도 하는 것 같지만 꼭 저 책을 사진 않아도 커피 한 잔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다. 드립 커피가 맛있다고 하는데, 출출하면 커피에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조그마한 디저트도 몇 가지 준비되어 있다. 좋았어. 음악도 적당하니 거슬리지 않고 햇볕도 잘 든다. 혼자 커피를 마시거나 책을 쭉 보고 힐링할 수 있는 카페인 것 같다. 엇, 저건 뭐지? 아! 여기 한편에 출판사 사무실도 있단다. 독립출판사 같은데 여기 책들이 카페에 진열되어 있던 저건가보다. 오 재밌는 곳이네. 인증샷 먼저 하나 찍어야지.


바로 이런 카페를 차리고 싶다. 내게는 그런 로망이 있다.


로망을 실현하려면 어떤 걸 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우선 당장 할 수 있는 걸 해보기로 했다. 리스트 작성이 취미인 J(MBTI에서 계획형'J') 인지라 여러 가지 할 일들을 적어보았다. 그중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커피와 베이킹을 집에서 조금씩 해보기로 했다. 베이킹은 바로 책을 사고 시어머님이 갖고 계시던 여러 가지 장비를 물려받아 시작했다. 와. 시작하기도 전에 내가 너무 겁을 집어먹었었나 보다. 막상 해보니 베이킹이 생각했던 것보다 까다롭거나 어렵지 않았다. 한식과 다른 점이라면 1g 단위로 계량이 되어 있는 레시피를 이용한다는 것인데, 한식이 눈대중으로 대강 하는 점과 비교해서 생각하면 그냥 하라는 대로 하기만 하면 된다는 측면에서는 더 간단하다. 내가 구입한 레시피북은 유명 유튜버가 만든 책이라 그런지 꽤나 맛있고 힙한 메뉴들이 많았다. 우선 가진 재료들로 할 수 있는 쿠키를 만들어보고, 빵도 만들었다. 실패하기도 했고, 성공하기도 했다. 몇 가지 부재료들을 추가로 구입해 며칠 전 만들었던 올리브 빵은 남편과 아이가 맛있게 잘 먹어주었다. 다행스럽게도 이 과정 모두 정말 재미있었다.


베이킹에 이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가게를 운영하는지 조사해보기로 했다. 우선 내가 돌아다니기를 좋아하니 서울이나 서울 근교의 멋진 카페들과 북까페, 독립서점 등 문화공간을 조금씩 다녀보기로 한다. 나름의 시장조사인데 배보다 배꼽이라고 즐길 생각에 기분이 좋다. 어떤 게 진짜 목적인지 모르겠다. 즐기기 위함인가, 벤치마킹을 위함인가.


이유야 어찌 되었든 이 시간을 즐겨보기로 한다. 불손한 가게 투어 시~작!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