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방
"얘가 이렇게 예뻤나."
직장에 다닐 때는 육아의 힘듦이 90, 예쁨은 10이라면 휴직 중인 지금은 힘듦이 10, 행복함이 90이다. 왜일까. 아이는 똑같은 상태일 것이다. 아마도 내가 바쁨에서 해방되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마음에는 방이 있다. 내 나이가 30대 중반이니 아마 내 나이만큼 큰 방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방에는 여러 가지 마음들이 왔다 갔다 하면서 제 자리를 찾아 나간다. 많은 경우 평일에는 '산만함'과 '조급함'이 이 방들을 차지하고 있다. 진짜 바쁘지 않은 데도 뭔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진다. 그 정신없는 마음으로 내 마음 방이 채워지고 나면 행복함과 사랑스러움이 자리 잡을 공간이 좁아진다.
여전히 아이를 깨우고 먹여 유치원에 보내는 아침 시간은 바쁘다. 신기하게도 그때는 아이가 좀 덜 예뻐 보인다. 소리를 버럭 지를 때도 많다. 자기 전에 이를 닦이거나 씻길 때도 그렇다. 돌아보면 아이가 미운 게 아니라 내 마음이 바빴다.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는 마음을 포기한 뒤 아이의 속도로 아이를 볼 때면 참 예쁘다. 말하는 것도, 먹는 것도, 행동하는 것도 버릴 게 없다. 잠을 자기 전 함께 장난을 치고, 같이 웃고 같이 떠든다. 소중한 친구가 생겼다. 이 친구와 나누는 소소한 즐거움들이야말로 내가 엄마가 된 이유가 아닐까 싶다.
느린 마음으로 오래 보고 있으면 행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