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이 없는 처음

그 순간에는 최선을 다했던 것들도 어쩌면 연습이었는지도 몰라

by 서이담
6C4CB4BB-B114-45E5-9192-6EB580254586.png
그 순간에는 최선을 다했던 것들도 어쩌면 연습이었는지도 몰라.


최애 드라마였던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끝났다. 결말을 놓고 사람들 반응이 엇갈리긴 하지만, 나는 좋았다. 되돌아보면 첫 화부터 예견된 결말이 아니었나. 마지막 화에서 남자 주인공이 어리버리한 신입을 보면서 이런 말을 하는데 이 말이 참 공감이 되었다. 돌아보면 최선을 다했던 그때 그 순간도 어쩌면 연습이었을지도 모른다는 말. 그건 일은 물론 그의 사랑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였을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런 연습이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는 첫 번째 연인과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연습이라고 할 만한 연애는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내 얘기이다. 또한 결혼 생활도 연습이 있을 수 없다. 물리적으로 결혼 자체는 여러 번일 수 있겠지만, 내 눈앞의 이 사람과의 결혼생활은 모든 것이 다 처음이다.


또 첫 아이를 키우는 데는 연습이 없다. 우당탕탕. 정말 이 말이 맞다. 아이가 갓 태어났을 때는 혹시 베개 때문에 아이 숨이 멎을까 자다가도 깨서 아이 코 밑에 손을 갖다 대곤 했다. 그마저도 숨결이 안 느껴져 숨을 몰아쉬며 들썩이는 아이의 등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하고 말이다. 지금은 만 네 살이 된 아이를 보고서도 늘 걱정이다. 육아 초보 딱지는 아마도 영영 뗄 수 없을 것만 같다.


죽음을 바라볼 때도 그렇다. 연습이 없다. 누군가의 죽음을 맞이하는 일도, 나 자신의 죽음을 맞이하는 일도. 모든 죽음이 다르고 새롭다. 매 번 익숙해지지 않는 슬픔 속에서 우리는 누군가를 떠나보내야 한다. 파릇한 생이 가까이 있음을 죽음을 통해 또 느끼고는 한다. 연습이 안 되는 느낌이다.


아 어쩌면 그 모든 처음이 모여서 나를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그 모든 게 연습이라면,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지금 여기가 가장 좋은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