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생각이 없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생일 선물로 뭐 갖고 싶은 거 없어요?"
곧 있으면 내 생일이다. 생일 때 뭐 갖고 싶은 게 없냐고 물어보는 남편에게 선뜻 대답을 못 하겠다. 왜냐하면 진짜로 생각나는 것이 없어서다. 이렇게 좋은 찬스에 생각나는 게 없다니 안타깝다.
신기하게도 지금 나는 물질적으로 바라는 게 없다. 남들은 다 갖춰져 있지 않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에 나는 그렇다. 회사에 다니면서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이제는 무용하다. 돌아보면 '남들이 다 가지고 있으니 이것쯤은 있어야 한다'라고 필요와 허영을 헷갈려했었던 것 같다. 비싼 가방도, 지갑도 이제는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 그 때는 정말로 간절히 원했었는데 말이다.
그럼 내게 무엇이 필요할까.
먼저 감사하는 마음이 그득했으면 좋겠다. 어떤 상황에서든 나쁜 점 보단 좋은 점에, 가지지 못한 것보다는 가진 것에 고마워하는 마음이 있다면 나는 언제까지나 부자일 것이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나와 우리 가족을 살피면 좋겠다.
두 번째로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 그동안 집과 회사를 왔다 갔다 하면서 내게 주어진 일들을 해내기에만도 급급했다. 이제는 여유를 가지고 시간도 사람도 마주했으면 좋겠다. 넉넉히 받을 수 있고, 넉넉히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자신감이다. 나는 아직 젊고,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다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싶다. 돌아보면 이게 가장 큰 자산이 아닐까 싶다. 그 마음부터 모든 게 시작될 수 있으니까.
위에 말한 이 세 가지는 내가 이미 가지고 있다. 다만 다른 생각과 감정에 눌려 저 밑쪽으로 내려가 있었을 뿐이다. 선물 받고 싶은 것이라기보다는 이미 받은 선물이라고 해야 할까나? 다만 그 선물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인 것 같다. 이렇게 생각을 바꾸게 된 데는 남편의 공이 컸다. 가끔 보면 나보다 나를 더 믿어주는 것 같다. 부족한 모습도 속속들이 다 알고 있는데도 그런 믿음이 생긴다니 참 대단한 사람이다.
그래도 선물..안 받으면 아쉬우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