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만큼 소중하다
우리 가족 셋은 아직도 셋이 같이 잠을 잔다. 그것도 신혼 때 샀던 퀸사이즈 침대에서 말이다. 아이용 2층 침대를 사주고 여기서 잘 수 있겠거니 했는데 웬걸 아직도 떨어져서 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가장 주된 원인은 아이가 혼자 자기를 무서워하는 게 아닌가 싶다. 요즘은 귀신이라는 존재를 믿기 시작했는데 그 때문에 밤에 불을 끄는 일도 쉽지 않다.
"귀신 나온다아아아아~~ 무셔워~~"
이런 소리를 종종 하곤 한다. 특히 자기 전에 목이 말라 물을 뜨러 갈 때는 꼭 내 손이나 아빠 손을 붙잡고 정수기까지 가야 하는데, 우리가 거의 잠에 다 들었을 때 목이 마르다는 아이의 목소리가 들으면 그게 얼마나 원망스러운지 모르겠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아들이 물이 마시고 싶다는데 잠이 대수랴. 무거워진 몸을 일으켜 눈을 비비고 물을 뜨러 가곤 하는 게 우리의 일상이지 뭐.
어제는 물을 뜨러 가는 길에 아이가 자꾸 귀신이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재민이는 귀신이 무서워?"
"응 ~ 무섭지. 엄마는 안 무서워?"
"응. 엄마는 귀신 하나도 안 무서워. 엄마는 더 무서운 게 있거든"
"그게 뭔데?"
"그건 바로 재민이야. 엄마는 재민이가 제일 무서워."
"내가 왜 무서워?"
"재민이가 다칠까 봐. 재민이를 잃어버릴까 봐 그게 제일 무서워."
아이와 무엇이 무서운지 이야기를 하다가 이 말이 툭 튀어나왔다. 아이가 다치면 어떡하나. 혹시나 상처를 받으면 어떡하나 수시로 걱정한다. 상처받으면서 큰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무서운 것은 아이를 잃는 것일 거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지만 그래도 조심한다. 만일에 대비해 경찰서에 지문 등록도 해 놓았다. 아이가 나쁜 사고를 당하지 않기를, 나쁜 사람을 만나지 않기를 기도한다. 아이가 가장 무섭다기보다는 가장 소중하다는 표현이 적당하다. 하지만 이런 소중한 존재가 사라진다면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일이 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