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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이담 Feb 06. 2023

상식 밖의 사랑 이야기

공주 동화를 보면서 성평등을 생각하다.

아이가 좋아하는 동화책이 있다. 공주들의 이야기를 모아 놓은 책이라 백설공주, 신데렐라, 엄지공주 등등 여러 가지 공주들의 이야기들이 나와 있다.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책장을 넘겼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백설공주는 허락도 없이 입맞춤을 한, 그러니까 성추행을 한 사람과 결혼해야 했나?‘


‘신데렐라의 아름다운 외모만 보고 왕자가 바로 사랑에 빠진다니 그게 말이 되나?’


동화 속 공주들은 왜 다 예쁜 건지, 예쁘기만 하면 왕자가 사랑에 빠지게 되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공주들은 청혼을 하는 왕자를 한 명도 빠짐없이 남편으로 맞았다. 그것도 이상했다. 모두가 짠 것처럼 자기 결정권이 결여된 공주들이었다. 그나마 미녀와 야수에 나온 여주인공은 오랫동안 야수의 외모와 상관없이 그의 됨됨이를 보고 부부의 연을 맺은 것이라 납득할 만했지만, 이조차도 자신을 감금한 사람과 결혼한다는 점에서 볼 때는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아니…이런 내용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있었다니!”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다 말고 갑작스러운 참견을 했다.


“재민아. 아무리 여자친구가 예뻐도 이 왕자처럼 자는 사이에 뽀뽀를 하면 안 돼.”


“응~ 알았어.”


“그래 재민아. 여자친구가 재민이를 좋아하고, 같이 뽀뽀를 하고 싶을 때만 하는 거야. 알겠지?”


“응응”


아이는 별생각 없이 가볍게 대답을 했다. 아들을 가진 엄마의 노파심이겠지만 아이 주위에 그냥 흘러들어 갈 수 있는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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