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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이담 Aug 18. 2022

샐러드를 시키게 될 줄이야

운동만큼 돈이 많이 들어가는 식단

내가 샐러드를 찾게 될 줄이야 ㅎㅎㅎ

"다이어트는 부의 상징이야."


엄마가 이 이야기를 하신 건 꽤나 오래 전 일이었다. 다이어트에 별 관심이 없던 그 때는 '자기관리를 잘 하는건 금전적인 여유가 있어야 하나보다.'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요즘 내가 운동을 하면서 몇 가지 피부로 느꼈던 것들이 있다.


저렴한 식사는 대부분 칼로리가 높다.


칼국수, 햄버거에 사이드로 나오는 감자튀김, 피자, 짜장면, 짬뽕, 제육볶음, 탄산음료...

내가 보통 회사에서 점심 메뉴로 즐겨 먹었던 것들은 칼로리가 높고 나트륨 함량이 많을 뿐더러 영양소의 균형이 맞지 않았다. 정확하게는 탄수화물과 당이 너무 많았다. 이런 음식들은 아주 저렴하게 우리에게 칼로리를 공급하지만, 그만큼 몸에 큰 부담을 준다. 하지만 너무나 손쉽게 접할 수 있고 값이 저렴하다. 예전에는 미국 사람들 중 비만인 사람들을 보면 "저 사람 콜라를 너무 많이 먹어서 그래."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우리 나라 사람들도 그 못지 않게 패스트푸드를 즐기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양질의 식사는 두 배, 세 배가 비싸다.


반면에 몸에 좋은 단백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식재료의 값이 두 배, 세 배가 된다. 식당에 가서도 가장 접근성이 좋은 파스타 대신 스테이크와 샐러드를 주문해야 하는데, 예전같아서는 생각할 수 없었던 대목이다. 샐러드는 너무 가성비가 낮고, 스테이크는 너무 비싼 메뉴였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몸을 힘들게 만들고 있는 나로서는 조금 더 돈을 쓰더라도 '그나마' 몸에 좋은 음식을 먹기 위해 돈을 더 지불한다.


마트에서도 마찬가지다. 신선한 채소를 늘 구비해두어야 하고, 또 달걀은 많이 먹기 때문에 난각번호*까지 신경써 가면서 고르게 되었다. 가공육류는 당연히 멀리하게 되었고, 소금이 덜 쓰인 음식을 찾다보니 늘 신선한 식품들만 사게 된다. 운동과 식이요법을 하면서 오히려 내 장바구니는 비싼 것들로 채워지고 있다. 나만 이런 건 아닌가보다. 마켓컬리나 쿠팡 프레시에는 나와 같은 사람들을 위한 상품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요즘엔 샐러드만 파는 식당도 있고, 좋은 우유를 사용한 까페도 많다. 물론 값이 더 나가지만 말이다.


이렇게 비싼 값을 치르고선 좋은 음식을 먹는 이유가 있다. 바로 힘들게 만든 몸을 유지하고 더 나아가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운동을 힘들게 2시간 3시간 하고 나도 먹는 것을 바꾸지 않는다면 몸이 쉬이 바뀌지 않는다. 운동을 갓 시작했을 때 식단 조절 없이 운동만 하루에 1시간씩 했었는데 몸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몸이 너무 변하지 않아서 시작한 식단 조절 3일만에 체중이 3킬로그람 정도 빠지는 걸 경험했다. 그리고선 알았다. 식단이 정말 중요하단 걸. 


식단을 하고 나서야 눈에 뜨이게 몸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3~4개월정도 먹는 것을 신경썼더니 지금은 너무 달거나 짠 음식은 혀가 바로 눈치를 챈다. 더부룩한 몸을 견디기가 힘들어 덜 먹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다 먹고 얼음까지 씹어 먹었던 아이스 바닐라 라떼를 이제는 5분의 1도 먹지 못하는 걸 보면서 내가 참 많이 변했구나 느낀다. 


참 정직한 몸이다.






*난각번호: 달걀 위에 생산자 고유번호와 생산일자, 닭의 사육환경이 찍혀진 번호를 의미한다. 보통 맨 끝자리가 4인데 이 경우는 좁디좁은 닭장에서 만들어진 달걀이고, 숫자가 적을수록 더 좋은 환경에서 키워진 닭이 낳은 달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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