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직장생활을 지속하는 방법
이번 주에는 회사에 행사가 연거푸 몇 번이나 있었다. 수요일까지는 몸이 잘 버텨준다 싶더니, 목요일이 되니 초저녁에도 꾸벅꾸벅 졸 정도로 많이 피곤했다. 그때부터였다. 짜증이 났다. 별 거 아닌 일에도 화가 났고, 정말 별에 별 것이 다 거슬렸다. 오늘도 그랬다. 아침부터 피곤하다 싶었는데, 여지없이 거슬리는 일들이 생겼고, 가시 돋친 고슴도치처럼 예민해진 내게 친구들이 밥을 먹자고 했다.
“점심 먹을 사~람!”
“나”
메신저에 가볍게 몇 마디를 툭툭 쳤다. 점심 약속을 잡았을 뿐인데도 일과 그리고 일에 얽힌 사람들과 떨어질 생각을 하니 조금 가벼워졌다. 이윽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일에 지쳐 사람에 끼여 무거운 마음과 피곤에 쪄든 몸을 이끌고 식사를 하러 나갔다.
“하이~”
“나 오늘 완전 대박인 일 있잖아.”
“뭔데?”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는 친구들 그리고 나. 오늘 있었던 황당한 일이나, 기분 좋지 않았던 일들이 주요 대화 내용이다. 우리는 그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주고 또 다독이고, 가끔은 생각을 조금 바꾸어 주기도 한다. 너무 쳐져 있는 친구가 있다면 같이 치얼-업 해주는 그냥 내 편인 사람들이다. 그런 믿을 만한 사람들에게 험담을 하는 게 행복의 중요한 요건이라고 어떤 심리학자가 유튜브에서 열심히 떠드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 이 모임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겠구나 생각했다. 우린 그렇게 서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뒷담화를 하고, 푸념을 하면서 하루의 힘듦을 내보낸다. 그러다가 한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말에는 진짜 힘이 있대.”
“맞다. 나도 그런 이야기 책에서 읽었던 듯. 성공하는 사람들은 ‘힘들다’, ‘어렵다’는 말보다는 ‘해보지 뭐‘ ’하면 되지 ‘라는 말을 되뇐다고 하더라고.”
“우리도 그까이꺼 한 번 해보지 뭐.”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는 뭔가 뭉클해졌다. “하면 되지 “라는 말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그 가능성에 그리고 그 가능성에 내포된 긍정에 몸을 맡겨보자고 다짐하면서 오늘의 점심시간은 즐겁게 끝이 났다. 물론 시시콜콜한 재밌는 이야깃거리도 양념처럼 톡톡 뿌려서 말이다.
이렇게 서로 으쌰 으쌰 하면서 밥을 먹고 올라오니 어느새 에너지가 꽉 채워진 나를 발견하게 됐다.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것, 내 안의 힘듦을 내보내야 긍정을 꾹꾹 눌러 담을 수 있다는 것.
친구들이 있어서 나는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