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되고 또 채워지고
“내일 봐요!”
신기하다. 일을 열심히 한 날, 시간을 촘촘히 쓴 날, 오히려 기운이 넘친다. 쭉 짜인 내 스케줄에 맞게 일을 하고 나서, 모든 일을 다 끝내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회사를 나설 때면 까랑까랑한 목소리로 인사를 한다. 나오는 발걸음도 가볍다.
할 일이 없어 빈둥빈둥 시간을 보낸 날, 시간이 남아 만나는 이 없이 시간을 죽이는 시간이 길어지면 몸이 축 쳐진다. 그렇게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 갑자기 일이 떨어져 퇴근할 때가 다 되어 일을 정신없이 마무리하다 보면 기운이 하나도 남지 않는다. 피곤하다. 분명 해 놓은 일은 그다지 많지 않은데 말이다.
왜 그럴까 고민하다가 운동을 하면서 답을 찾았다. 많이 먹고 먹은 에너지를 운동이나 활동으로 다 쓰지 못하면 체지방이 된다. 몸이 무거워진다. 쉽게 피곤해진다. 일을 하는 것도 내 에너지를 쓰는 활동일 것이다. 과하지 않게 적절히 에너지를 쓰면 몸과 마음이 잘 돌아간다. 적절히 소진되고 또 채워진다.
오늘도 적절히 몸과 머리를 쓴다. 운동을 하듯 일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