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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이담 Nov 23. 2022

나와 내 주변의 재발견

남의 눈으로 나를 보기

대학교 후배와 긴 시간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나보다 다섯 살은 어린 친구이기에 직장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 중 나이 어린 사람들과 있었던 일 몇 가지를 이야기해주었다. 그리고 내 행동이 이상해 보이진 않는지, 내가 너무 예민하게 군 것은 아닌지 조언을 구했다. 그랬더니 후배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다들 직장에선 좀 예민한 거 아니에요?”


뭔가 마음이 누그러졌다. 그래. 나만 그런 건 아니구나. 다행이다. 참 다행이다.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다들 그렇게 사는 거구나. 내 예민함이 특이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주고 받아들여주니 나 자신도 나를 잘 받아들여줄 수 있을 거 같았다.


후배랑 이야기하면서 또 좋았던 것이 있다. 후배가 우리 집 주변 환경을 참 좋게 평가해주었다는 거다. 이사 올 땐 참 좋았지만 이제는 봐도 아무 감흥이 없어진 우리 집 근처 수목원의 철길을 걷고 있었다. 후배가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여기 걷기 참 좋아요. 나중에 남자 친구 생기면 꼭 걸어봐야겠어요.”


기분이 참 좋았다. 그리고 동네 카페에 갔다. 나는 그 집 커피맛이 좋은지 몰랐었는데 후배가 연신 칭찬을 했다.


“최근에 먹었던 커피 중에 가장 맛있는 것 같아요.”


신기했다. 내가 그냥 넘겼던 것들이 정말 소중하고 귀한 것이었구나. 남의 눈을 통해 나와 내 주변 환경을 돌아보니 감사할 것들이 참 많았다. 어쩌면 우리는 감사할 게 없어서 감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감사한 모든 것들이 너무 익숙해져서 감사하지 못하는 걸 수도 있겠다. 아주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가족부터 말이다.


오늘은 이 마음을 가지고 편하게 잠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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