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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이담 Nov 30. 2022

인생 쪼렙들의 자랑거리

감기와 토를 자랑하는 발랄한 어린이들을 보며

“나 오늘 아침에 토할 뻔했다~”


“난 감기 걸려서 약 가져왔다~”


어느 날 등원을 시킬 때의 일이다. 감기 걸린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준다고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 아이는 친구를 만나서 자신의 감기를 자랑했다. 그리고 그 친구도 손에 쥔 플라스틱 물약 통을 들어가며 자신도 감기에 걸렸다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우리 아이가 또다시 아침에 본인이 토를 할 것 같았다는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꺼내 놓았다. 부모인 나와 남편 앞에서는 그렇게 엄살을 떨며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던 아이의 변신에 나는 그만 웃음이 터졌다.


너무나도 발랄했다. 인생 쪼렙들의 자랑거리는 고작 감기와 토였다. 고작이라고 수식어를 붙였을지라도 인생 쪼렙들에게는 대단한 자랑거리였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경험의 폭이 작기 때문이다. 부럽다. 신기한 것도 많고, 자랑할 것도 많은 나이인 그들이 부럽다. 그리고 배운다. 작은 것도 감사할 줄 알고, 자랑스러워할 줄 아는 그들에게 배운다. 내 작은 실패라도, 실수라도 귀하게 여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랑은 하지 않겠지만 그까짓 거 하며 대범하게 넘어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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