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이담 Dec 02. 2022

체온 나누는 사이

아이에게 기대어

손 발이 차다. 건강이 그리 나쁘진 않다고 생각하는데 겨울이 되면 꼭 손발이 차가워져서 힘들다. 어느 날은 퇴근하고 와서 발이 시려워 소파에 앉아 담요를 덮었는데 아이가 다가왔다.


“엄마 뭐해?”


“응 엄마 추워”


“어디가 추워?”


“발이 시려워.”


아이는 자기의 동그란 호빵같은 손을 내 차가운 발에 대었다.


“아~시원한데?”


“와~재민이가 엄마 발을 따뜻하게 해주네!”


“응 내가 엄마 발 따뜻하게 도와주고 있어.”


“너무너무 고마워.”


작은 손이었지만 너무 따뜻했고, 그 온기가 내게 전해졌다. 아이는 한참이고 내 발에 자신의 손을 대어주었다. 아이가 몸이 뜨거운 편이라 내 발이 차갑지 않고 시원하다고 했다.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내가 자려고 침대에 들어갔는데 아이가 또 내 곁으로 왔다.


“엄마 발 또 따뜻하게 해줄까?”


“응~그래주면 엄마는 너무 좋지.”


“알겠어~”


아이는 또 다시 작은 손을 내밀었다. 아이의 따뜻한 손에, 따뜻한 마음에 위로를 받는 순간이었다.


“재민아 이제 엄마 안아줘,”


아이는 내 곁으로 다가와 짧은 팔로 내 목을 감싸 안아주었다. 따뜻한 체온에 내 몸과 마음이 모두 포근해졌다. 가끔은 이렇게 아이를 통해 힘을 얻는다. 아이를 키우는 어른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아이가 어른에게 일방적으로 의존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작은 아이에게 다 큰 어른이 기댈 때도 있다. 그리고 그래도 괜찮았다. 아니 꽤 좋았다. 감사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인생 쪼렙들의 자랑거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