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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이담 Nov 21. 2022

너와 나의 찌질 모먼트

공감과 위로

암에 걸린 사람에게 가장 와닿는 위로란, 같은 처지에 있던 사람이 그를 바라보는 눈빛과 따스한 손길이라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미래에 대한 사탕발림이나 현재에 대한 부정보다 ‘경험에서 우러난 공감’이 사람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된다는 뜻일 거다. 최근에 나도 이런 일을 몸소 경험하고 있다.


며칠 전 친구가 내게 이런 말을 해왔다. 자기가 처해 있는 상황이 너무 답답하다고 말이다. 또 자기 자신이 한 실수 때문에 자신이 찌질해보인다고 했다. 공감이 됐다. 나도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나는 그 상황을 어떻게든 극복해보려고 온갖 노력도 하고, 상사에게 거침없이 직언도 했었다. 하지만 상황이 그리 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됐다. 지금은 다 추억이 된 이야기이지만 친구를 보니 그때 나의 열정과 걱정들이 떠올랐다.


“다 괜찮아질 거야. 그것도 다 지나갈 거야.”


친구에게 이야기해주었다. 너무 노력하지 말라고도 해주었다. 우리는 할 일만 하면 된다고, 자기 일을 놓지 않고 끝까지 하면 된다고 이야기해주었다. 친구가 겪고 있는 상황이 내 일처럼 느껴지자 그가 겪고 있는 고통이 짜르르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너무 잘하고 있다고 이야기해주었다. 그런 답답한 가운데에서 하루하루 잘 출근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친구는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거라 생각한다. 욕심쟁이 내 친구는 늘 좀 더 잘하기 위해 애쓰지만 말이다.


그때의 나를 돌아보면 친구보다 하나 나은 것이 없었다. 친구의 실수도 내 허물에 비해서는 작고 또 작다. 친구는 실수를 하고서도 뒤처리를 아주 깔끔하게 잘 해냈다. 아직 서툰 것이 많은 나보다 훨씬 낫다. 그리고는 우리가 늘 하는 마무리 멘트를 한다.


“회사 일은 내 일이 아니다. 너무 감정 이입하지 말자. 그냥 하자. 하면 된다.”


힘내자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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