얍~~ 반사!

주먹을 맞았을 때

by 서이담

화를 버럭 내는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지나가다가 주먹을 세게 맞은 느낌이다. 그럴 때면 나도 덩달아 흥분을 하곤 했다. 기분이 나빠져 울거나 속상해하기도 했다. 그런데 나도 조금은 컸나 보다. 이제 속상하긴 하지만 그 속상함이 길지가 않다. 우선 사태를 수습하고, 화난 상대방을 진정시켰다. 그러고 나서 집으로 돌아와 마음을 터놓아도 괜찮은 사람들에게 내 이야기를 했다. 사람들의 위로를 받고 나니 마음이 좀 누그러졌다.


그리고 다음 날 평소처럼 돌아갔다. 운동을 했다. 나쁜 기분을 핑계로 삼지 않고 밖으로 나가서 뛰었다. 새벽녘이어선지 공기가 아직 상쾌했다. 공원에는 연꽃도 활짝 피어있었다.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그래 힘든 일 때문에 아름다운 것들을 놓치지 말아야지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직장으로 돌아갔다.


속상한 일은 자꾸만 곱씹고 내 속으로 파고 들어가기 마련이다. 그럴 땐 의식적으로 그 일을 내 안으로 더 깊숙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한다. 더 바쁘게 좋고 기쁜 다른 것들로 내 시간들을 채워나간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속상함이 아주 작아진다. 이내 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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