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대학교를 보면서
디즈니 플러스를 구독하고는 뽕을 뽑기 위해 거의 매주 주말마다 아이와 만화영화를 본다. 이번달엔 아이가 몬스터대학교에 꽂혀서 시리즈를 쭉 보게 됐다. 그날은 영화에 집중을 못하고 있다가 한 장면이 너무 인상 깊었다. 주인공이 겁주기 선수가 되기 전,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을 몰래 지켜보는 장면이었다. 대강 이런 대사들을 했던 것 같다.
“저길 봐. 겁주기 선수들은 모두 다 달라. 다 다른 모양으로 겁주기 선수의 자리에 오른 거야. “
이 대사를 들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회사생활을 시작할 때 나는 ‘저 사람처럼 되어야겠다.’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했었던 것 같다. 잘 나가는 사람의 공식 같은 게 있다면 그걸 따르고 싶었다. 그런데 잘 되지 않았다. 저 사람에겐 장점이었던 부분을 내가 따라 하니 그 사람처럼 잘해 지지가 않았다. 어설프게 따라 하다가 일을 그르치기도 했다. 그러다 언젠가는 나를 인정하게 됐다. 나는 이런 모양으로 생겼다는 걸 인정하고, 내가 잘하는 것에 집중해 보기로 했다. 일이 언제나 잘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가끔 잘 되는 일도 있었다. 그 가끔의 기회는 나와 맞았던 거다. 그렇게 나와 맞는 일과 상황을 만나면 내 장점이 더 또렷해졌다.
모두 다른 모양으로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해 나간다. 누구와 비교할 필요도 없다. 왜냐면 우리는 모두 다 제각기 다른 방향의 레이스를 하는 중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