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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이담 Oct 13. 2023

생채기를 내고 약도 바른다

쉽고 가벼운 비교 내려놓기

오늘은 옆자리 동료가 큰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나도 작은 프로젝트를 그 사람보다 먼저 진행해 봤던 지라 이것저것 내가 아는 것들을 알려주거나 돕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감사 인사를 아끼지 않았던 좋은 동료였다. 그리고 나도 그 사람에게 많은 도움을 먼저 받았기 때문에 이런 도움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그런데 이 사람이 큰 일을 해냈을 때 내 마음속엔 스멀스멀 질투심과 부러움이라는 마음이 자리하기 시작했다.


‘잘 되어서 좋겠다.‘


‘내 앞에 앞서서 해낸 사람이 없어서 나는 좌충우돌이 많았는데 이 사람은 그래도 내가 해 놓았던 걸 돌다리를 두드리듯 잘 맞추어 가니 참 부럽다.’


입 밖으로 내뱉기엔 못나고 어설픈 마음들이었다. 어쩌겠는가. 그것도 나인걸. 문득 어제 남편이 다른 사람과 자신의 성과를 비교하면서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할 때 그러지 말라고 충고했던 일이 떠올랐다. 오늘 나도 그러고 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우리는 이렇게 쉽게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생채기 낸다. 습관적이고 아주 쉽다. 쉽고 가벼운 건 대부분 몸에 해롭다. 비교의 끝은 절벽이니까 말이다. 이런 생각보다는 다른 생각을 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했다. 내게 주어진 일들을 하자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남은 업무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서 그 일에 골몰했다. 그랬더니 조금은 나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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