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이 없는 게 줄

10년간의 인맥관리

직장 안에서 난 소위 인맥이란 게 없다. 누군가에게 이쁨 받는 사람은 아니다. 내게 주어진 일은 하지만 그 이상을 이쁨 받기 위한 일들을 하지는 않는다. 그만큼의 여력도 없고 열정도 없다. 그런데 오히려 이런 태도가 직장생활에서 방호막이 되어 준다는 느낌을 받는다.

최근에 철옹성처럼 느껴졌던 한 임원이 갑자기 잘렸다. 구린 데가 있어서였다. 꽤나 입지가 탄탄한 인물이었던지라 다들 매우 놀랐다. 어느 정도 회사에서 그에 대한 감사가 있었을 것이라 짐작은 했지만 이렇게 한 순간에 사라지는 사람이 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의 라인에 서기 위해 애를 썼던 사람들 모두 감시 대상이 되었다. 그리 기분 좋지 않은 분위기가 그들을 감쌌다.

누가 보면 느리게 간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줄이 없는 게 줄이다. 역설적이게도 억지로 만들려고 했던 인맥은 결국 끊겼다. 애쓰지 않아도 내게 오는 사람을 따뜻하게 대해주는 일, 그 정도로 관계를 맺고 일을 해 나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꽤나 따뜻한 사람들이 내 옆에 있게 되었다.

그냥, 이 정도면 충분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