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신경 끄기의 기술”을 보고
넷플릭스를 켰는데 그닥 보고 싶은 게 없다? 그럴 땐 다큐멘터리가 꽤나 좋은 선택지다. 투자비가 빵빵해서일까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퀄리티가 상당히 좋다. 지루하지 않다. 지난주에도 그랬다. 출근길, 아무 거나 보자는 마음에서 “신경 끄기의 기술”이라는 다큐를 보았는데 훅 빠져들었다.
베스트셀러의 저자이며, 이 다큐의 감독이기도 한 마크 맨슨은 이렇게 말한다. 세상에서 내가 중요하며, 나는 특별 대우받아야 하며, 나는 행복해야 한다는 명제들은 모두 환상이라고. 그리고 이런 마음을 가지고 살면 오히려 마음이 더 힘들어진다고. 세상은 구리고 나도 구리다. 사람은 모두 구린 구석이 있다. 이런 부분을 납득하고 이해해야만 인생이 좀 더 평화로워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모든 것들을 문제 삼지 않는, 아니 신경을 끌 수 있는 스위치에 대해 한참을 설명했다. 그것은 바로 죽음이었다. 그는 이 세상의 크고 작은 문제들, 그리고 삶 자체에 대해 비관할 때 친구의 죽음을 맞닥뜨렸다고 했다. 친구의 죽음 앞에서 삶을 살아가는 자신의 태도와 이런저런 것들을 피해왔던 회피 성향을 극복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그의 다큐를 보면서 나도 그런 생각을 했다.
‘그까짓 거, 살고 죽는 문제도 아닌데 너무 마음 쓰지 말자.’
이런 생각을 하면서 출근을 했다. 출근을 하니 신경을 거스르는 일들이 펼쳐졌다. 유관부서의 누군가는 마치 나를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졌고, 상사는 얼토당토않은 것들을 가지고 트집을 잡았다. 업무적인 갈등도 있었고, 개인적인 불상사도 있었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은 그리 ‘중요한’ 것들이 아니었다. 그저 가볍게 생각하면 한 없이 가벼운 문제들이었다.
‘너무 열내지 말자. 죽고 사는 문제도 아니잖나.’
이렇게 생각하니 생각보다 모든 일들이 쉬웠다. 내 삶도 가벼웠다.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내 마음이 달라지니 모든 게 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