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선생님들은 월급을 더 올려줘야 한다
아이의 절반은 어린이집에서 키워 주셨다.
정말이다. 우리 애는 3개월부터 한두 시간씩 동네 가정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으니까. 당시에는 단 한두 시간만이라도 내가 쉬면서 운동하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어린이집에 보냈었다. 사실 많은 분들이 아이가 너무 어릴 때부터 어린이집에 보낸 것 아니냐는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정말 다행히도 아이는 놀 거리가 많은 어린이집을 재미있게 다녔다. 물론 나도 몸도 잘 회복하고 쉬면서 더 여유롭게 아이를 돌볼 수 있어 좋았다.
아이가 3살이 되던 해 남편 회사 어린이 집에 자리가 나서 어린이집을 옮기게 되었는데, 그때 원래 다니던 어린이집 선생님과 눈물을 흘리면서 작별을 했던 기억이 난다. 어찌나 고맙고 또 헤어짐이 섭섭하던지. 울면서 또 인증샷은 꼭 남겼다. 나중에 아이가 크면 보여주겠다면서.
아이가 두 번째로 다니기 시작한 회사 어린이집은 체계가 잘 잡혀 있었다. 특히 원장 선생님 마인드가 좋았다. 원래 다니던 가정 어린이집은 부모들의 눈치를 많이 본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여기는 원장 선생님이 부모들에게서 선생님을 보호한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일절 선물을 받지 않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소풍을 간다고 해서 아이 간식을 보내는 김에 선생님 음료수를 몇 개 사서 보냈는데 죄송하다는 쪽지와 함께 도로 돌아왔다. 또 한 번 믿음이 쌓였다.
회사 어린이집에 아이를 처음 보낼 때 아이는 제대로 걷지도 숟가락질을 하지도 못했다. 그런 아이가 이제는 말도 잘하고, 걷는 것은 물론이고 마구 뛰어다니고, 스스로 화장실도 가기 시작했다. 집에서 아이를 보아주지 못하는 우리 부부를 대신해 어린이집 선생님이 체계적으로 잘 가르쳐 준 것들이다.
코로나가 초반에는 남편과 내가 재택근무를 하지 못했다. 어린이집에 보내지 못하면 어떡하나 걱정이 되었는데 어린이집은 ‘긴급 보육’이라는 시스템으로 유치원과 달리 보육이 정말 필요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운영을 했다. 그런데 직장 어린이집이어서 대부분이 맞벌이 가정 아이들이었기 때문에 말만 ‘긴급’ 보육이지 거의 모든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등원하고 있었다. 가끔 아이를 하원 시키러 어린이집에 가면 선생님들이 마스크를 끼고 아이들을 돌보고 계셨는데, 땀범벅이 된 선생님들을 보면서 짠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본다는 것은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어쩌면 선택받은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천직인지도 모르겠다. 텔레비전에서 정말 극악한 어린이집 선생님들을 접하게 된다. 나는 이 분들은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 없이 직업을 잘못 택한 일부일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경험했던 분들은 모두 코로나 같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아이들을 열심히 챙기고 사랑해주시는 분들이었으니까.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좀 더 좋은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나는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나보다 월급을 훨씬 더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 그 대신 검증 절차를 걸쳐 아이들을 잘 돌볼 수 있는 특히 아이들을 사랑하는 사람들만 어린이집에서 일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래서 나 같은 워킹맘들이 좀 더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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