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안 가! 학교 안 가!

하기 싫은 것도 해낼 수 있도록 돕는 부모

by 서이담

아이가 부쩍 꾀가 늘었다.


학원에 가기 싫은 날이면 온갖 핑계를 댄다. 특히 마음 약한 할머니께 더 떼를 쓴다.


“할머니~ 왜 엄마 아빠가 내 허락도 없이 이 수업을 신청한 거야. 나 안 갈 거야. 차라리 할머니 요가 수업 들을래!”


이러더니 교문 앞까지 가서 할머니께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사실 수업 듣는 교실이 어딘지 헷갈려서 아무 말이나 한 거예요. 다녀올게요.”


그리고는 수업이 끝나고는 방실방실 웃는 얼굴로 이내,


“수업 재밌었어요!” 한다.


오늘도 그랬다.


“태권도 안 갈래.”


“왜~ 오늘은 가보자.”


“겨루기 하면 아파~”


“그럼 엄마가 조금 덜 아프게 해달라고 할게.”


“그럼 국기원은…. 거기서는 덜 아프게 해달라고 못하잖아.”


아이가 국기원 승급심사를 앞두고 긴장이 되었나 보다. 갑자기 태권도를 안 가겠다고 한다.


“매일매일 연습하면 되지. 오늘 우선 나가서 연습해 봐.”


“승급심사 통과하면 2품 따려면 또 심사해야 하잖아.”


“그건 그때 고민해 재민아.”


걱정이 태산 같구나 재민아. 조그만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고민이 많았다니. 아이는 태권도복을 입으면서도 한숨, 집을 나가기 전 화장실을 들렀다가 나가면서도 한숨, 태권도장에 가는 길에서도 한숨을 내쉬었다. 긴장이 정말 많이 되긴 했나 보다.


“재민아 우리 기도할까?”


“응”


“두 손 모아봐.”


아이는 두 손을 꼭 모으고 눈을 감는다. 아마도 둘이 처음 진지하게 하는 기도 같다.


“하나님, 재민이가 국기원에서의 시합을 앞두고 긴장이 많이 됩니다. 긴장되지 않도록 연습 많이 하게 해 주시고, 하나도 떨지 않고 심사 잘 치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부모로서 아이가 하기 싫은 것도 해야 한다는 걸 알려주어야 하는 때가 온 것 같다. 아이를 어르고 달래고 따끔하게 혼도 내고 기도까지 하면서 말이다.


아이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진 채 태권도장에 발을 딛는다. 선생님께 상황을 설명드리고는 자신감을 좀 더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해 달라고 살짝 말씀을 드리고 나왔다.


재민아 힘내. 엄마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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