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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동희 북노마드 Mar 02. 2020

반사회적(X) 비사회적(O) 입니다.  

좋아서, 혼자서 

혼자 일하며 달라진 것이 있다면, 용기가 생겼다는 것
 성장하지 않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법을 고민하게 되었다는 것

저성장 시대입니다. 인구, 노동 기회, 투자, 생산, 경제 성장 등 모든 것이 침체에 빠졌습니다. 고개에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내리막을 걷고 있습니다. 인구가 줄어들고 경제 규모가 축소되는 상황에서 일의 스타일과 방식은 달라져야 합니다. 경제 성장은 과거의 패러다임입니다. 지금은 ‘적당함’을 고민해야 합니다. 나 혼자 일하며 모든 것의 규모를 줄였습니다. 일하는 공간을 줄였고, 생산량을 줄였고, 일하는 시간을 줄였고, 매출을 줄였고, 비용을 줄였고, 소비를 줄였습니다. 신기한 것은 나의 생활 수준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나에게 달라진 것이 있다면 ‘용기’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성장하지 않는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혼자 일하는 것을 권한다. 취직을 염두에 두지 않은 사람들, 어느 정도의 돈은 벌었으나 스트레스로 지친 사람들, 나에게 돈을 주는 이들로부터 감시당하는 사람들, 자신의 도태 가능성을 뼈아프게 인식한 사람들. ‘나 혼자 일한다’는 삶의 기로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인간의 감각을 되찾아주는 일의 방식이다.


물론 일은 낭만이 아니다. 혼자 일하는 것은 ‘자기 경영’을 책임지는 것이다. 늘 접속해야 하는 시대다. 온오프 구별이 없다. 자유를 얻으려고 혼자 일했지만 더 적은 자유를 얻을지도 모른다. 그럴수록 자신을 지켜야 한다. 


일하는 자신을 아껴야 한다. 세상이 내게 요청하는 일을 의심해야 한다. 그 일의 대부분은 그들의 편리와 필요를 위해서다. 그 일에 삶을 저당잡혀서는 안 된다.


일은 소중하다. 그렇다고 멋지게 만들겠다고 무리하지 않기를 바란다. ‘핫’해야 한다는 강박도 떨치자. 혼자 일하며 꼭 하고 싶었던 일. 그 일을 할 수 있는 만큼, 진지하게, 경쾌하게 하면 된다. 핵심 업무만 하고 나머지는 하지 않아도 된다. 시대가 변하고 업계가 변하고 일이 달라져도 본질은 남는다. 본질이 핵심 업무다.


혼자 일하는 것은 ‘빼기’를 생각하는 것이다. 


세상이 더하기를 요청하면 빼기로 대응하고, 세상이 곱하기를 강요하면 나누기를 제안하는 것이다. 자본주의에 질려서, 회사에 몸 바치기 싫어서, 남들이 정해놓은 가치관에 휘둘리고 싶지 않아서, 반사회적인 게 아니라 단지 비사회적이어서, 그래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할 뿐인데 너무 많은 일을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혼자 일하는 것은 새로운 욕구와 새로운 기술이 피고 지는 것을 묵묵히 바라보는 것이다. 삶의 태도를 만들고 지속하는 것이다. 그 일이 ‘문화’가 되는 것이다. 문화를 만들어내는 사람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내가 되기 위해 일하고 그 일을 통해 세상에 나아간다.


혼자 일하며 단순하고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 일의 본질을 고민한 1인 출판사 대표 윤동희.  그의 브런치에는 산문집 『좋아서, 혼자서』에 실린 본문 내용과 함께 원고에는 없는 윤동희만의 또다른 이야기가 함께 실릴 예정입니다. 나만의 보폭과 나만의 속도로, 흐리지 않고 선명하게 살아가는 법을 고민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10회에 걸쳐 함께 나누어 보고 싶습니다. 



산문집 『 좋아서, 혼자서 』

교보문고 : http://bit.ly/31i9mf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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