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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동희 북노마드 Feb 13. 2020

나를 클로즈업할 때
인생은 드라마가 된다

좋아서 혼자서


 자본주의 시대, 돈이 근본입니다. 모두 부자가 되고 싶어 합니다. 부자는 돈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꼭 그럴까요? 앞 문장을 수정합니다. 돈이 근본이 아닙니다. ‘부’가 근본입니다. 돈은 부가 아닙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가, 그 일을 꾸준히 하고 있는가. 그럼 당신은 부자입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음을 깨닫는 일이다. 내가 하는 일이 그다지 의미 없음을 아는 일이다. 가까운 사람들이 건네는 ‘좋은 말’이 인사치레임을 아는 일이다. 아무런 방책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일, 쓸쓸함을 받아들이는 일. 그것이 나이를 먹는 일이다. 그쯤 되면 하루 끝이 고단하지도 않다. 헛헛하다고 할까.


하루의 대부분을 읽고 쓰고 강의한다. 나에게 읽는 것은 ‘일’이 아니다. 그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신체를 크게 움직이지 않아도 되는 일, 시간 낭비로 여겨지지 않는 일, 그것이 읽는 일이다.

책을 읽는 건 사람들을 멀리하는 일이다. 여러 사람들이 모여 책을 읽는 모임도 있다지만, 나에게 책은 홀로 읽는 것이다. 책을 읽는 일이 좋은 이유다. 책을 읽기 위해 ‘혼자’를 자처한다. 혼자 있는 것만으로도, 혼자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삶은 풍요로워진다. 나밖에 없다는 비어 있음이 이내 충만해지는 것. 그것이 책을 읽는 일이다. 그것이 혼자 있는 일이다.



혼자 일하며 사람‘들’이 그다지 필요 없음을 알게 된다. 가까운 한 사람 혹은 몇 사람만으로도 충분하다. 드라마를 보라. 드라마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로 채워진다. 


최소한의 사람으로 이루어질 때 드라마틱한 인생이 만들어진다. 한 사람을 클로즈업할 때 드라마가 된다.


이제 나는 사람‘들’이 떨어져나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가족이든, 친구든, 혹은 그 누구든.



내가 되기 위해 일하고 그 일을 통해 세상에 나아간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 일하고자 혼자 일하는 사람 윤동희. 그의 브런치에는 산문집 『좋아서, 혼자서』에 실린 본문 내용과 함께 원고에는 없는 윤동희만의 또다른 이야기가 함께 실릴 예정입니다. 나만의 보폭과 나만의 속도로, 흐리지 않고 선명하게 살아가는 법을 고민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10회에 걸쳐 함께 나누어 보고 싶습니다. 


산문집 『 좋아서, 혼자서 』

YES24 : http://bit.ly/2ZC1Wm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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