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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니레아 Mar 08. 2024

5-7세 유치원 말고 어린이집 보냅니다.

나는 독서하는 아들 둘 워킹맘입니다. No.3



© gautamarora1991, 출처 Unsplash


워킹맘이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아이가 5세가 될 때면 유치원을 보낼지 아니면 어린이집을 보낼지 고민하게 되지요.


저와 신랑도 동일하게 고민하게 되더군요. 3세부터 다닌 어린이집이 가정 어린이집은 아니었지만 영아전담 어린이집이라 4세까지만 보육했기 때문이었지요. 5세까지 보육할까 고민하시면서 수요 조사를 해봤는데 대부분 다른 원에 가는 걸로 결정하셨다고 하더라고요.

내심 5세까지 다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워킹맘이라 이른 출근시간에 등원 가능했고 늦은 퇴근시간까지도 봐주셨었거든요.


전원을 결정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오자마자 저랑 아이 아빠는 어디를 보낼지 염두에 둔 여러 곳을 조사했어요.

주변에 유명한 유치원(숲 유치원, 영어유치원)부터 시작해서 아이가 다닐 예정인 초등학교 근처 유치원도 알아봤고요.

혹시 몰라 큰아이들이 다닐 수 있는 어린이집도 알아봤었습니다.


그러다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관할로 보육 위주였고 유치원은 교육부 관할로 초등학교 누리과정을 토대로 보육보다는 교육 위주라는 것을요.

5세라면.. 3년 뒤 초등학교를 가야 하는데 이젠 보육이 아닌 교육 위주로 초등학교 갈 준비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다면 유치원을 알아보자 결론이 났고 특별한 유치원보다는 초등학교같이 들어갈 친구를 만들어보는 게 좋겠다 싶어 초등학교 인근의 유치원을 알아봤어요.


그런데 새로운 문제가 있더군요.

유치원은 출근하는 시간의 이른 등원이 힘들었고 방학기간이 생각보다 길었는데 긴급 보육은 힘들더군요.(지금은 협의해서 일찍 등원과 긴급 보육이 가능한 원도 있다고 들었어요!)

그때 당시 저의 출퇴근 시간에 맞추어 어린이집은 7시 40분쯤 등원 6시 30분쯤 하원했고 방학기간 동안엔 긴급 보육으로 계속 어린이집 보냈었어요.


이건 뭐.. 선택할 수 없더라고요.

복직하고 어린이집 가기 전까지 전적으로 봐주셨기에 다시 부모님께 손 벌리기 너무 죄송스럽더군요.(물론 부탁드리면 절대 거절할 분들은 아니지만요)

마침 다행이었던 건 5-7세가 많은 큰 어린이집이 동네에 있었어요. 딱 1군데였지요.

기존에 맡기는 시간에도 가능했고 긴급 보육도 가능했기에 고민할 이유도 없었어요.









5-7세 어린이집 가니 오히려 좋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는데도 어려가지 걱정이 되더라고요.

유치원은 누리과정 토대로 교육한다는데 보육 위주의 자유분방한 어린이집에 있으면 과연 초등학교 준비가 될까?

초등학교 가기 전에 한글 다 뗀다던데 보낼 어린이집에서도 교육을 해줄까?

막상 가서 아이가 어린이집 다닌다고 기죽지 않을까? 하고 말이죠....


아이가 다닐 어린이집에 상담을 가보니 원장님이 먼저 얘기하시더라고요.

초등학교 갈 준비 문제없게 해 드릴 테니 아이 사교육 따로 하지 마시고 믿고 맡겨달라고 말이죠.

알고 보니 여느 유치원처럼 혹은 더 많이 교육하는 곳이었고

유치원 정교사 자격증 가지고 계시는 선생님이 있어서 누리과정 교육이 가능하더군요.






그 덕분인지 아이는 어린이집에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즐겁게 배웠어요.

누리과정 기반한 한글, 수학은 기본이었고

영어는 파닉스로 토셀 시험 쳤었고

음악으로는 피아노, 바이올린, 드럼을 경험시켜 주셨어요.

원장 선생님은 특히 한자에 진심이셔서 노래하는 한자 만들어가지고 6세 때 8급, 7세 때 7급 자격증 땄답니다.

동네에 공공도서관이 있어서 한 달에 한 번 책 대출해서 읽고 독서카드 주고 읽은 책 적으라며 독서습관도 만들어주시더군요.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지만 이런 교육철학을 가진 어린이집도 있구나! 오히려 좋은데? 생각 들더라고요.



5-7세면 총 3년을 다닌 건데 7세 때 혹시나 싶어 지금이라도 유치원 갈래?라는 말을 하니 어린이집 계속 다닐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 나이엔 유치원이 룰이라 주변에서 아이에게 열이면 열 "어디 유치원 다녀~?"라며 물었거든요.

그때마다 저는 내심 걱정했는데 아이는 당당하게 "저는 유치원 안 다니고 어린이집 다니는데요?"라고 하더라고요. (엄마의 의기소침이었지요....)








초등학교 간 지금은 어떻냐고요?


입학한 지 4일 차인 오늘 교실에서도 차분하게 잘 있고 정해진 규칙과 시간에 따라 행동하고

선생님이 무섭긴 하지만 학교가 재밌다고 하더라고요.

맞벌이라 돌봄 신청해서 4시에 하교하는데 집에 오면 주절주절 있었던 일을 신나게 얘기하더라고요.


물론 유치원으로 보내는 부모님이나 고민하는 부모님들께 설득하는 얘기가 아닙니다.

우리 아이가 특별하게 잘 적응한 것도 아닐 테고요.

다만 유치원이냐 어린이집이냐 고민했던 저의 시기를 맞닥뜨린 분들에게

소개하는 거라 생각해 주시면 보람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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