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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온써니 May 08. 2024

오늘은 덜 흔들리기를

기도 덜 뺏기고

연휴 때 놀러 갔다 충전된 에너지로 어제 아침에는  행복해져야겠다고 다짐하면서 오늘부터는 근무하면서 스트레스 적게 받으려 노력했지만 결국 돈은 공짜로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만 깨달은 하루였다.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된 채 집으로 걸어가면서 어떻게 하면 기를 끌어올릴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정신을 차리려고 애썼다.  

'그래~ 만 원 지하철에 시달리지 않고 걸어서  출퇴근하는 게 어디야? 주변의 나무들을  봐봐~ 얼마나 아름답니?'

이렇게 갖은 긍정성을 끌어올렸으나 가려던 요가학원도 못 가고 침대와 합체가 되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사무실에 있으면서 나도 모르게 뺏겼던 기들이 집에 있으면서 조금씩 채워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 다시 말짱해졌다.

오늘은 제발 기가 덜 빨리기를.... 

아침마다 아이를 깨우는 게 전쟁이다. 7시 15분에 학교 셔틀을 타야 하는 아이는 6시 55분에 일어나 나의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만든다.

아침마다 서로 언성을 높이게 되는데 아침에 서로 기분이 안 좋은 상태에서 부딪치는 게 문제인 것 같다. 나라도 마음을 다스려야겠다. 

 

그렇게 오늘도 아침 전쟁을 치르고 출근하는데 아이에게 톡이 왔다. 

"엄마~ 오늘 학원 빠지고 놀아도 돼?"

시험이 끝난지 얼마 안 돼서 이해는 되지만 하필 우리 애가 학원이 없는 내일을 두고 다른 아이 두 명이 학원이 없는 오늘 놀러 가야 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내일이나 주말에 가라고 했다.

답장이 왔다

"응 아니야"

아이의 장점은 어떤 일도 당당하게 말한다는 점, 그리고 이건 장점인지 단점인지 헷갈리는데 부모의 말과 상관없이 주체적으로 움직인다는 점이다. 평소에도 혼날 것을 알면서도 떳떳하게 말하고 거짓말은 안 하는 편이다. 내가 조언을 하면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아닌 것은 단호하다.

오늘도 나에게 물어보고  주체적으로 행동할 기세다.

그 와중에 바른 생활 사나이인 잇티제 남편과 자유로운 영혼인 아이 사이에서 나의 새우등이 터질 때가 많아 심장병이 도지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다.

한참 사춘기일 때는 이사를 갈까 고민할 정도로 아이도 나도 많이 힘들었다. 끝이 없이 깜깜해 보이던 굴을 통과하고 나니 중3부터 믿을 수 없는 성적표를 받아오면서 아이는 자신의 꿈을 이루려 정진하고 있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물론 아이가 공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등 이런저런 걱정도 많지만 항상 일희일비하지 않는 갈대가 아니라 통나무 같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야 아이가 내 곁에서 쉬고 힘을 낼 수 있으니 말이다. 어떻게 하면 덜 흔들릴지 많이 생각하고 노력해야겠다. 

오늘은 덜 흔들리고 덜 기빨리고  하루만큼의 행복을 더 많이 느끼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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