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햇살과 소파, 그리고 책

모든 것이 완벽한 순간

by 라온써니


연말부터 연초까지 인사발령으로 인한 충격과 나름대로 적응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인해 잠도 제대로 못 잘 지경이있다. 금요일에도 곱창에 소주를 마시며 모든 것을 잊으려 발버둥 쳤다. 하지만 주말을 보내면서 마음이 차츰 안정되기 시작했다. 오늘은 아무 일도 없는 주말의 이 평화가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졌다.


연말에 정신적 충격이 없었더라면 지루할 만큼 아무일 없는 주말을 이렇게 행복하게 느낄 수 있었을까? 역시 고통을 받은 만큼만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은 진실인 것 같다. 공짜가 없는 지랄 같은 세상!!!


식구들까지 모두 낮잠을 자주는 행운 덕에, 조용히 음악을 들으면서 오랜만에 책을 읽었다. 양창순 박사의 '담백하게 산다는 것'을 읽었는데 모든 말이 나에게 하는 말 같았다. 천사가 있다면 나를 너무나 아끼고 사랑하는 수호천사가 정신적으로 힘겨워하는 나를 불쌍히 여겨 힘내라고 보내준 편지 같았다. 책을 읽으면서 눈물이 흐르기도 했다.


각보다 많은 사람이, 생각보다 불필요한 것들에 발목을 잡힌 채, 생각보다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나를 포함한 그들을 보면서 '인간은 밖에서 자신을 괴롭히지 않으면 스스로를 괴롭히는 데 천재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68p. 담백하게 사는 법/양찬순/다산북스


나는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었다. 그러고 싶지 않은데 멈출 수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나의 감정을 조금은 컨트롤할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생겼다.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했다.


소파에 앉아서 책을 보다가 문득 눈을 드니 집안으로 들어온 햇살이 보였다. 발을 대보았다. 따뜻한 기운이 발로 올라왔다. 햇볕이 우울증 예방에 좋다고 하니 더 쬐어볼까 싶어 한참을 앉아있었다.


이 추운 날 따뜻한 집에서 화사한 햇살을 느낄 수 있다는 게 큰 사치를 누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최근 오래된 소파를 버리고 새 소파를 샀다. 이번에는 발을 뻗을 수 있는 오토만도 구입했는데 생각보다 만족도가 높다. 어제는 머리가 복잡하여 이불 뒤집어쓰고 소파에 누웠는데 몸을 웅크리고 한참을 있었더니 서서히 마음이 편해지는 거다. 저 자리는 왠지 정이 간다.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생겼다.(정든 예전 소파야. 미안해~!!)


따스한 햇살과 소파, 책, 음악이 있는 일요일 오후를 보내며, 잠깐이지만 나에겐 너무나 행복한 완벽한 순간이라고 느꼈다.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서 다음에 마음이 지칠 때 처방전으로 써야겠다.

깊숙히 들어온 따스한 햇살
발을 뻗을 수 있다는 게 이렇게 좋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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