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하게 사는 것은 어려워~

희생이 따르는 선택

by 라온써니

새로 발령 난 후 처음 해야 할 일이 도서관 업무계획 및 개선사항을 작성하는 것이었다. 첫 업무고 일종의 글쓰기다 보니 잘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하지만 '사회적 변화를 이끄는 지식 정보 서비스의 확대', '함께 하는 사회적 독서를 통한 도서문화 나눔 확산' 과 같은 공문서 글짓기는 저런 단어를 많이 접해본 적이 없는 나는 만들 수 없는 말이었고, 비대면 시대를 맞이한 온라인 서비스 개발은 아이디어의 한계를 느꼈다.


배경지식을 얻기 위해 여러 관련 자료를 읽었다. 나는 하나를 시작하면 몸에 엔진이 탁 켜지면서 '열심병'이 도지는지라 8일 동안 수험생처럼 공부했다. 하지만 이건 끝맺음이 없는 일이었다. 결론은 이런 글쓰기는 나를 행복하게 해주지 않고 나의 기를 빨아먹는다는 것이다. 돈 벌려고 하는 일에 행복하기까지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오늘 다른 도서관에서 같은 일을 하게 된 직원과 통화를 했다. 일도 잘하고 성격도 좋아서 계속 힘든 부서로 만 다니고 있는 직원이다. 그러면서 업무 노하우는 계속 쌓이고 근무평정도 잘 받아 승진이 빠를 수도 있어서 그 직원이 바라는 방향인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최근 2년을 편한 부서에 있어서 좀 쉰듯했는데 만일 그 직원처럼 스트레이트로 힘든 부서만 다녔으면 미쳐 날뛰었을 거다. 통화하면서 얼마나 힘들까 싶어 마음이 안쓰러웠다. 나는 연민을 품으면서 통화했는데 막상 본인은 참으로 씩씩했다.


갑자기 양창순 박사의 '51 대 49의 법칙'이 떠올랐다. 담백하게 살기 위해서는 51을 선택했으면 49를 과감히 버려야 하는 원칙이다. 통화 중에 나는 그 직원과 성향이 다르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 승진 욕심도 없고, 그렇게 일만 하면서 살기 싫다. 그렇다면 확실히 노선을 취해야 하는데 막상 일이 주어지면 열일 모드로 변신하는 나의 정체는 무엇일까?


51을 선택했으면 49를 버려야 하는 결단력이 부족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오늘부터 노선을 정하기로 했다. 열심히 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데까지 만하기로... 혼나거나 욕먹으면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갑자기 마음의 평화가 온다.


내가 그 직원을 보면서 느꼈던 연민을 나한테 느끼게 될까 봐 겁이 났다.


예전에 유튜브 알고리즘이 양창순 박사의 '담백하게 산다는 법'에 대한 동영상을 추천해 주어서 보게 되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여 네이버에 검색해 보았더니 같은 제목으로 책까지 내셨다. 꼭 읽어 봐야지.


아래는 담백하게 산다는 것/ 양찬순/다산북스 출판사의 책 소개 글에서 퍼 왔다.


담백하게 산다는 것이란?


불필요한 감정은 걸러낼 줄 알고

사랑받기 위해 욕심부리지 않고

외롭다고 칭얼대지 않고

떠난 관계에 미련 두지 않고

괜한 갈등에 시간 낭비하지 않고

내 삶에 필요한 것과 쓸모없는 것을 구분하면서

단순하고 의연하게 살아가는 태도


내가 그동안 왜 그렇게 힘들었는지 알려주는 듯했다.


나는 불필요한 감정을 걸러낼 줄 몰랐고

사랑받고 인정받으려 욕심부렸으며

외롭다고 칭얼대고

떠난 관계에 미련이 엄청 많고

괜한 갈등에 마음 쓰며

내 삶에 필요한 것과 쓸모없는 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었다.


업무 뿐만이 아니라 일상 전체에서 나는 방향을 정하지 못했고, 정했더라도 다른 것에 계속 미련을 두며

감정의 소모전을 벌이고 있었다.


이제는 나의 선택에 책임을 지고 단순하고 의연하게 살고 싶다. !


아니 앞으로 단순하고 의연하게 살겠다!

(확언을 하면 이루어 진다는데 진짜일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뜻하지 않는 인사발령과 새해 각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