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일기 5
드디어 출간 계약서를 받았다. 여러 가지 상상의 나래를 펴며 최악의 상황도 각오하고 있었는데 계약서를 읽어보고 기분이 좋았다. 선인세도 주신다 한다. 글쓰기로 돈을 벌게 되다니 믿을 수 없는 현실이다. 출판사에서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 월요일에 등기로 보내주신다고 했다. 아무래도 계약서에 내 도장을 찍기까지는 이 현실이 믿어질 것 같지가 않다.
내 이름으로 책을 낸다는 것이 왜 이리 믿기지가 않을까? 이상하게 자꾸만 불안한 마음이 든다. 어느 책에서 불안은 삶에 대한 집착이라고 했다. 삶에 대한 사랑이 과도하기 때문에 생기는 병이란다. 글을 읽으며 불안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걱정이 많은 나 자신을 덜 원망할 수 있게 되었다. 스스로를 조금만 덜 미워해도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다. 지금의 불안도 생각지도 않은 행복과 그로 인한 과도한 집착으로 인해 생기는 스트레스일까? 그럼 집착이 문제의 본질일까?
오늘 아침 유튜브에서 정신과 교수님이 한 말이 떠올랐다
“인간은 항상성을 추구하는 동물입니다. 하지만 항상성의 유지는 발전이 없고 죽은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스트레스를 동반합니다. 그걸 잘 극복하면 새로운 단계로 진입할 수 있어요. 그러니 스트레스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지금 생각지도 않은 사건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항상성 유지 본능 때문에 내가 이리도 지랄하는 것일까? 어쨌든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서도 스트레스가 필수라고 하시는 교수님의 말씀이 위로가 되었다. 한 단계 발전을 위한 고통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자. 자료실 이용자가 내 책을 집어 들고 읽는 모습을 상상하니 가슴이 두근거린다. ‘잘 될 거야’, ‘할 수 있어’라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