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팔방 날뛰는 마음

by 라온써니

혼자만의 시간이란 일종의 인터뷰다. 자신과의 일대일 밀착 인터뷰.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에 완전히 솔직한 사람은 없다. 사실 그럴 필요도 없고. 하나, 스스로에게 진실하지 못하면 언젠가 비극은 찾아오기 마련이다. 지금의 나의 상태가 어떠한지, 이 감정은 정말 사실인지,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에 관해 끊임없이 묻고 답해야 한다.


혼자 있기 좋은 방/ 우지현


보이지 않고 만져지지도 않는 ‘마음’이 뭐 길래 사람을 이토록 힘들게 할까? 마음은 분명 내게 속해 있는 것 같은데 너무 비논리적이어서 스스로도 이해가 어렵고 감당이 안된다.


정신과 의사 양찬순 교수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비법으로 ‘이진법의 원칙’을 꼽았다. 선택을 할 때 ‘얻는 것’과 ‘잃는 것’의 비율이 90:10 정도면 버린 10에 대해 미련이 없는데 51:49 경우가 많은 게 인생의 고통이라고 한다. 이진법의 법칙이란 51을 선택했으면 49를 완전히 지워버리는 것, 즉 1 아니면 0로 만드는 기술이다.


나는 70:30인 경우에도 30을 포기하기 어렵다. 오히려 갖지 못한 30에 마음이 더욱 쏠린다. 어리석다는 걸 알지만 내 마음을 조절할 수가 없다. 양손에 떡을 두 개 쥐고 있는 데 눈앞에 있는 작은 사탕 때문에 떡 두 개를 던져 버리는 형국이다.


나의 마음은 다잡으려 하면 할수록 사방팔방 약 올리며 도망간다. 불교에서는 떠오르는 생각을 억지로 누르려하지 않고 멀리서 바라보면 저절로 없어진다는데 도대체 어떤 경지인지 궁금하기만 하다.


내가 그토록 여유의 시간을 갈망했던 이유는 정말 그것이 필요해서라기보다 다른 이가 누리는 여유를 탐냈던 것에 불과한 것일 수도 있었다.


안락한 하루/ 조미정


내가 갈망하는 것을 뚜벅뚜벅 따라가다 후회할까 겁난다. 아마도 직접 겪어봐야 실체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스스로에게 진실하지 못하면 언젠가 비극이 찾아온다’ 는 말이 무섭게 다가온다. 하지만 개념이 애매하고 실행은 더욱 어렵다. 가수 나훈아처럼 나도 테스오빠한테 나 자신을 알 수 있는 방법을 물어보고 싶다.


행복을 향유한 만큼 딱 그 정도 분량의 상실의 고통이 찾아오는 것처럼, 어떤 사람은 상처를 두려워하지 않고 불나방처럼 뛰어들어 뜨겁게 자신을 불태우는 인생이야말로 진정한 삶이라 예찬하기도 하는데 나는 반대로 다칠 것을 조금 걱정하면서 행복도 기쁨도 즐거움도 최소한으로 얻고 싶다. ...(중략) ... 내 영혼의 뜨거움을 미지근하게 조절하는 것은 비겁한 자세가 아니라 오히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삶의 태도이지 않을까?


안락한 하루/ 조미정


마음가는대로 이것저것 해보면 좋겠지만 이젠 다칠 것도 생각하면서 몸을 사려야 한다. 어린 나이라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얻는 것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40대의 섣부른 행동은 그동안 이루어놓은 것을 와르르 무너뜨릴 수 있다. 어떻게든 영혼의 뜨거움을 미지근하게 조절하는 기술을 익혀야한다.


언젠가 ‘인간은 바로 앞에 절벽이 있어도 뚜벅뚜벅 걸어갈 수 있는 존재’라는 글을 읽고 크게 위로 받은 적이 있다. 내 마음이 사방팔방 날뛰는 것은 미쳐서가 아니라 인간이므로 그럴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 버렸다. 나 자신을 탓하는 마음만 내려놓아도 견딜 만 해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마음과 생각을 조절하는 기술을 익힐 자신이 없다. 이런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할까? 일단 이렇게 글을 쓰면서 비우고 또 비워보자. 그러다보면 최소한 생각이 행동으로 나가는 큰 사건은 막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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