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일기 9
넋두리 일기 인지 출간 일기인지 분간이 어려운 <좋아하는 글쓰기가 노동이 되었다> 글을 보시고 다정한 이웃들께서 응원과 위로의 댓글을 남겨 주셨다. 특히 내 마음에 깊이 박힌 두 분의 댓글이 있어 힘들 때마다 읽으며 위로받고 있다. 나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댓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하지만 이렇게 마음을 도닥이는 댓글은 아무나 못 쓸 것 같다. 인생에 대한 내공과 성찰과 따뜻한 마음이 있어야겠지. 난 아직 멀었어!!
(비공개 댓글이었는 데 쓰신 분 이름은 안 나오니 오픈했습니다. 내용이 너무 좋아 혹시 다른 분도 위로받을 수 있을까 해서요. 숨기고 싶으신 분은 댓글 주시면 지울께요^^;;)
댓글 1.
블로그에 글 올리는 것도 힘이 많이 쓰여요. 써니님, 완벽하게 하기보다 주어진 시간 안에 완성해 내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봐요. 처음이잖아요. 부족한대로, 미흡한대로. 나 이상을 보여주려는 것은 욕심이고, 나 이상을 글로 보여줄 수도 없을 것 같아요.
출간 일정에 맞도록 완결하는 일이 더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그 과정의 어려움이 작다는 것이 아니지요. 그 과정이 이번에 꼭 넘어야 할 관문이 아닐까 싶어요. 힘들다고 말하는 것도 용기에요. 용기를 낸 사람에게는 문제도 풀어낼 힘과 의지가 있다고 믿어요. 그러니 마침내 그 문제를 풀어낼 것이라고 믿어요. 파이팅!!
읽을 때마다 눈물이 날 것 같다. 내가 욕심을 부려 더 힘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만큼만 해보자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했다. 이 책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그리고 힘들다고 말하는 것도 용기라고 말씀해주셔서 찌질한 내가 잠깐이나마 좀 괜찮아 보였다. 이렇게 따뜻한 응원을 주신 분을 생각하며, 아무튼! 다시 시작! 해야겠다.
댓글 2.
ㅠ.ㅠ
써니님 정말 고생이 많으십니다.
책 한 권 분량의 글을 쓰는 것도 어렵지만, 퇴고하는 것도 만만치 않죠.
정신이 혼미해지다가 내가 뭐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습니다 ㅎㅎ
그래서 써니님 말씀처럼 짧은 시간이 빠싹하는 게 좋아요. 오래 보면 더 힘들잖아요 ^^ ㅎㅎ
저도 힘들다가 기분 좋았다가 다시 힘들기를 반복했어요.
그렇게 완성된 원고를 바라보면 감회가 남다르죠 .. ^^ 다음 책을 쓸 용기와 위안을 받고요.
힘들지만 잘 하시리라 믿습니다.
이미 계약(!)도 되어 있으니 안 하실 수 없겠죠!! ㅎㅎ
탈고를 마친 뒤 지금까지의 과정을 돌아보시게 될 거예요. 오르기는 힘들었지만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는 예술이죠 ^^ 힘든 시간 잘 이겨내시길 응원합니다. 파이팅입니다.
이미 여러 권의 책을 내신 분도 ‘내가 뭐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자주 들으셨다고 해서 놀라웠다. 내가 요즘 자주 하는 생각인데..ㅎㅎㅎ 나만 이상한 게 아니라는 생각만으로도 위로가 되었다.
이웃님 말씀처럼 계약의 힘으로 어떻게든 해낼 것이라 주문을 걸어본다. 스스로 초라해 보일 때는 글쓰기 초보에게 선인세 100만원을 투척하신 출판사를 믿어보자. 오르기는 힘들지만,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예술이라는 비유는 정말 예술이었다. 뇌리에 박혀 절대 지워지지 않는다. 산 정상을 바라보며 한숨 쉬지 말고 지금 딛고 있는 한걸음 한걸음에 최선을 다하자.
글을 쓰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이렇게 글을 쓰면서 풀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내 주변에 글 쓰는 사람도 없고, 다들 자기 몫의 삶의 무게를 묵묵히 지고 가는 사람들에게 책 쓰는 게 힘드네~ 어쩌네~ 하기가 미안하다.
솔직히 나 같은 초보자에게 책을 쓸 기회가 주어진 것도 천운인데, 하소연은 어울리지 않는다. 또한 글을 안 쓰는 사람들이라 나의 괴로움을 세세히 공감해주기 어려울 것이다. 출간 제안이 들어왔을 때 방방 뛰던 걸 생각하면. 나도 이러고 있는 내 자신을 이해할 수 없는데 누구의 이해를 바라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나의 속마음까지 읽어내서 찰떡같은 위로의 댓글을 달아주는 이웃님들이 너무나 소중하고 감사하다.
말로 하지 못할 하소연을 글로 쏟아내서 풀 수 있고, 누군가가 짠~ 나타나서 나에게 꼭 필요한 위로를 해주는 이 마법 같은 사이버 공간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나에게 다정한 이웃을 만나게 해주고, 생각지도 않는 책 출간까지 해주는 블로그와 브런치는 내가 계속 꿈꿀 수 있게 해주는 원더랜드일까? ㅎㅎㅎ 작년에 책과 영화가 기억에서 휘발 되는게 아쉬워 별생각 없이 시작한 것이 이런 신세계가 될 줄이야~~~~
출판사 과장님께 참고할 수 있는 최신 에세이를 추천해달라고 부탁드렸다. ‘아무튼, 술’,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매일 갑니다, 편의점’ 이렇게 세 권을 추천해 주셨다. 특히 편의점 사장님 이야기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것이 소재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이 책을 과장님이 추천하신 이유는 ‘사소한 에피소드도 글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 이라고 하셨다. 우리가 살고 있는 각자의 삶 모두가 글감이며 쓰는 사람과 안 쓰는 사람만 있는 것 같다. 역시 전문가가 추천해 주신 책이라 그런지 큰 도움이 되었다.
오늘 출간일기는 넋두리 일기가 안되게 하려고 무진장 노력 했는데 잘 되었는지 모르겠다. 이기적이고 보잘 것 없는 나의 곁에 있어 주는 분들(오프라인 온라인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을 되새기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