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명으로 하실 건가요? 필명으로 하실 건가요?

출간일기 15

by 라온써니

“곧 발행될 책 뒷날개에 현재 준비 중인 도서 목록이 들어갈 예정인데요. 혹시 생각하고 계신 필명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아직도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 책 출간이 점점 구체화하고 있다. 어떤 책 뒷 날개에 내 이름이 실린다는 것마저도 흥분된다. 책 출간이 뭐길래 사람을 이리 미치게 하는 걸까?


’작가라는 단어도 어색한데 무슨 필명까지야~~

블로그와 브런치의 이름이 ‘써니’니 ‘써니’라고 할까?'


친정집 앞에 있는 ‘써니’ 술집 간판이 떠올났다. 단톡방에 ‘써니’가 2명이어서 써니2로 입장한 생각도 났다. 내 이름의 가운데 글자인 ‘선’에서 따온 것으로 밝은 느낌이 좋아서 대충 만든 것이지만, 너무 흔해 필명으로는 영 탐탁지가 않다.


어떤 작가는 생활인과 작가를 분리하고 싶어서 필명을 쓴다고 했다. 나 같은 경우는 작가라는 정체성이 거의 없으니 생활인과 분리할 것도 없다. 어떤 이는 자신을 가리기 위해 필명을 쓴다고 했다. 내 본명은 흔하디흔해서 절대 나를 찾아낼 수 없을 것이다. 크흐흐흐


도서관에도 같은 이름이 있어 발령이 나면 사람들이 헷갈린다.


“내가 아는 그 사람이 긴지 아닌지 고민했었는데, 목소리를 들으니까 맞네. 호호호"


오랜만에 전화하신 분들이 내 목소리를 들으면서 꼭 하는 말이다.


’그냥 본명으로 가자. 글쓰기 초보자가 천운으로 책까지 내게 되었으니 내가 썼다고 여기저기 알려야지 뭘 가리긴 가려. 내가 책 썼다고 소리치고 다녀도 ’니가 뭔 책을 냈냐‘고 믿지 못할 판에 무슨 필명인가?'


책 뒷날개에 이름이 나오면 큼지막하게 사진 찍어서 블로그에 올려야겠다.


초고를 넘기고 갑자기 시간이 많아졌다. 지금 제출한 초고를 출판사에서 검토 중이라 피드백을 기다리는 중이다. 연락이 오면 바빠질 수도 있겠으나 아직은 아니다. 작가 소개, 프롤로그, 에필로그도 써야 하지만 너무나 막막하여 손도 못 대고 있다. 급하면 어떻게든 쓰겠지만 분량이 짧고 시간이 있다는 생각 때문에 고민만 하게 된다. 특별히 하는 일은 없으면서도 초조하다. 나 지금 뭐 해야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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