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계속 해봐야겠다.

출간일기 18

by 라온써니

....님이 내 브런치를 구독합니다.


알림이 떴다.

헉~ 누가 나의 글을 구독해 주었을까? 이름이 낯설다. 예전에 ‘좋아요!’를 눌러주셨던 분도 아닌 것 같은데 어떤 분일까? 궁금하여 이름을 클릭해 보았지만, 아직 브런치에 글은 쓰지 않으시는 것 같다.


‘내 글도 누군가에게 읽을 가치가 있는 글일까?’


무기력했던 마음에 반짝 작은 불이 들어왔다. 다시 글이 쓰고 싶어졌다. 요즘 ‘윌라’오디오 북에서 ‘미드 나잇 라이브러리’라는 책을 듣고 있는데 자주 등장하는 말이 있다.


‘사소한 것을 가볍게 여기지 말아라.’

‘구독자 1명 때문에 무기력에서 빠져나와 다시 글 쓸 생각이 들다니! 사소한 것의 중요성이 이런 것일까? 나에겐 새로운 구독자는 흔치 않으니 결코 사소한 사건은 아니긴 하지. 글을 쓰는 데도 이렇게 독자가 필요하다니~~ 사람은 왜 이리 나 타인 의존적일까? 나만 그런 걸까?’


초고 작업이 힘들었던 건지 한껏 쪼였던 긴장이 풀어져서인지 무기력이 찾아왔었다. 최근 미드 나잇 라이브러리라는 책을 오디오북으로 듣기 시작했는데(3분의 2 정도 들었다.) 참 재미있다. 흥미로운 책을 읽다 보니 서서히 살아나는 느낌이 들었다. 나에겐 책이 중요하긴 한가 보다. 소설책 주인공이 나다운 삶에 대해 고민하는 것을 들으며 자연스레 나도 생각해 보았다.


기분이 가라앉아야 삶의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되나 보다. 우울도 무기력도 삶에서 꼭 필요한 것은 알겠는데 아직도 무작정 피하고 싶다.


책을 들으면서 요즘처럼 정신없이 돌아가는 삶 속에서는 나답게 산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 뚫고 들어가는 것만큼이나 어려울 것 같았다. 일단 ‘나다운’게 뭔지부터 아리송하다.


나에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은 좀 더 나 자신과 가까워질 수 있는 수단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맛있는 음식, 좋은 장소 등 돈을 칠하여 얻을 수 있는 잠깐의 쾌락은 자전거를 탈 때 좀 더 잘 굴러가게 하는 바퀴에 칠하는 기름의 역할이다. 하지만 결코 자전거 자체를 업그레이드하지 못한다. 잘 달리기 위해 가장 본질적인 것은 자전거 자체다. 자전거가 후지면 아무리 기름칠을 해도 소용없다. 나는 자전거 자체를 업그레이드하고 싶다. (자전거를 타다 보니 자전거에 따라 속도나 편안함의 차이가 너무 커서 자전거 욕심이 한없이 생긴다.)


글쓰기, 책 읽기, 걷기, 명상, 자연의 아름다움 느끼기 등 자전거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일은 거의 돈이 들지 않는다. 어쩌면 돈으로 얻을 수 있는 강한 자극에 노출이 될수록 돈이 들지 않는 진짜 중요한 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우리가 MSG에 혀가 중독되면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감각이 퇴화하고 자꾸 자극적인 음식만 찾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나의 마음이 MSG에 중독되지 않기 위해서는 즉 정신없는 세상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책 읽기와 글쓰기가 필수다.


준비되지 못한 상황에서 출간 제의가 와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 앞으로 어떤 행운이 또 찾아올지 모르니 꾸준히 글을 쓰면서 연마해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지금 글을 쓰면서 무슨 소리 하는지 모르겠다. 나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혹시 모를 미래의 행운을 위해 글쓰기를 하겠다는 것 같은데 흐름이 어색하다. 나의 글쓰기는 아직 멀었다. 어쨌든 결론은 열심히 글을 써보겠다는 거다. (오늘 제 글을 구독해 주신 분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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