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일기 21
8월 중순에 원고를 보내고 한 달 정도 기다렸는데 출판사에서 연락이 없어서 가눌 길 없는 마음으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가 오늘 조심스레 연락을 드려 보았다. 시리즈에서 이미 출간된 책의 뒷날개에 있는 출간 예정 목록을 보니 내 앞에 두 권의 책이 있어 그런지 내 책 출간은 내년으로 넘어갈지도 모른다고 하셨다. 책 출간이라는 것 자체가 아직도 나한테는 꿈같은 이벤트기에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마음속 한쪽에서는
“작가님 글은 자격 미달입니다. 출간 취소입니다.”
라는 말이 귓가에 맴맴 도는 듯하다.
불안한 마음에 원고의 질이야 어찌 되었든 일단 빨리 출간되길 바랐는지도 모른다. 1차 원고를 2달 반 만에 쓰고 한 달 쉬다가 2차로 한 달에 걸쳐 대대적으로 수정을 하고 또 한 달이 지났다. 2차 수정 직후에는 정말 글쓰기가 지긋지긋했는데 한 달을 쉬니 스멀스멀 글이 쓰고 싶어졌다. 바로 전 포스팅에 왜 글 쓰는지 모르겠다며 글이 쓰기 싫어졌다는 헛소리는 다 취소다.
지금은 뭐든 쓰고 싶다. 단지 현재보다 좀 더 나은 글을 쓰고 싶다는 바램은 있다.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 곰곰이 고민해보니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더 좋은 삶을 살고 싶다는 욕망으로 나를 이끌어 주었다.
우리가 보편적으로 고민하는 것들을 잘 극복하고 극복까지는 아니라도 제대로 직시하고 글로 표현해 보고 싶었다. 나를 위한 글이 어쩌면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런 생각으로 무슨 소리든 헛소리든 아무거나 열심히 써봐야지 하고 생각한 찰나! 책이 내년에 출간할 수도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소식을 듣기 전까지는 글을 쓰려는 의지가 활활 솟구쳤었는데 원고를 보니 숨이 턱 막혀온다. 해야 하는 것은 하기 싫고 할 필요 없는 것은 하고 싶은 이 청개구리 심보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잘 쓰려는 욕심과 부담감으로 인한 회피일까? 한숨 한번 크게 쉬고 공포의 원고를 다시 대면해야겠다. 무슨 일을 하든 가장 중요한 건 마인드 컨트롤인 것 같다.
이왕 이렇게 미루어진 김에 대대적으로 3차 수정을 해야 할듯싶은데 어쩌면 이것은 내가 원고를 더 정교하게 수정해서 더 나은 책이 나올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 어쨌든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해야겠다. 책 도대체 언제 나오는 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