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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검 Aug 13. 2020

[이슈]  미국 시진핑을 주석에서 총서기로 호칭 변경

미국 정치인의 자기만족 이외에 아무런 실질적 효과가 없을 것이다

국가 주석과 총서기


 2020 7, 트럼프를 비롯한 미국 정치인들의 시진핑에 대한 호칭이 국가 주석(President, 总统)에서 총서기(General Secetary总书记) 바뀌기 시작했다. 국가 주석은 중국이라는 나라의 대표라는 뜻인 반면 총서기는 공산당의 대표라는 뜻으로 시진핑을 대통령이 아닌 당 대표 수준으로 격하시키겠다는 의도이다. 한국 정치인들이 북한 정권과 북한 주민을 구분하려 하는 것과 비슷하게 미국 보수 정치인들은 이제 중국 공산당과 중국 인민을 구분하고자 한다.    


어떤 효과가 있을까?


일각에서는 이제야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가 트럼프 중국 대응팀에 참여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이런  보이는 수로 중국 공산당과 인민 사이의 틈을 벌리겠다는 의도는 성공하기 어려워 보인다. 국가 주석에서 공산당 총서기로 명칭 변경이 ‘격하라는 생각 자체가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는 반증이다. 미국에서 당이 모여 정치를 구성하니 미국 관점에서 당이 국가에 예속적이고, 일개 당의 대표는 당연히 국가 대표보다 낮은 지위이겠지만 중국에서 이 공식은 통하지 않는다. 중국에서 당의 권위는 절대적이며 당의 총서기라는 것은 국가를 포함한 모든 권력 기관의 수장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시진핑을 당 총서기로 부르는 것은 중국 사람 입장에서 전혀 ‘격하’가 아니다. 또한 당의 지배를 받는 중국 언론들은 이런 명칭 변화 자체를 기사로 다루지 않는다. 시진핑에 대한 명칭 변화는 당과 중국 인민을 분리시키는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보다는 시진핑의 중국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미국인의 자기만족 수준에서 그칠 공산이 크다.


도리어 이러한 '분리 시도' 외부의 '분열 시도' 비추어질 경우 중국인의 '민족적 반발심' 키울 가능성이 있다. 외부의 적은 내부 단결을 일으키기 마련이다.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 및 서방국가들은 러시아에 경제제재를 가했다. 러시아 GDP가 20%까지 축소되었다고 평가되지만 푸틴에 대한 러시아 국민의 사랑은 식을 줄을 모른다. 요즘 세상 푸틴 말고 어디 지지도가 77%인 대통령이 있겠는가. 일제 강제징용자 배상 대법원 판결 이후 일본이 한국에 대한 첨단 산업의 핵심 부품에 대한 수출을 금지하자 한국에서는 반일감정이 확산되고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인기를 끈다.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압박할수록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은 더 많은 표를 얻는다. 다시 말하지만 외부의 적은 내부를 단결케 한다. 때로는 내부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일부러 외부의 적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임진왜란이 바로 그런 경우이다. 100년간의 전쟁 끝에 마침내 일본을 통일한 오다 노부나가, 그의 뒤를 이른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전국시대가 양산해낸 전쟁기계들, 즉 수많은 무사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조선을 침략한다. 일본에서는 더 이상 무사들에게 나누어 줄 영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이러한 '중국 때리기' 자체가 외부의 적을 만들어 자신의 지지율을 올리려는 트럼프의 선거 전략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미국의 행동은 더더욱 '내수용'일 가능성이 높다.  


자기만족적 희망과 전망을 헷갈리면 안 된다. 최근 기록적 장마와 홍수로 '산샤댐이 무너지면 중국 공산당이 무너진다'는 기사가 있었다. 물론 산샤댐이 폭우에 무너질 가능성은 없고, 설사 산샤댐이 무너진다고 중국 공산당이 무너질 리도 없다. 이런 기사는 사드 이슈로 악화된 한국인의 대중 감정을 보여 준다. 김정일 사망 당시 김정은은 허수아비에 불과하고 장성택과 고모인 김경희가 후견인 역할을 맡아 실권을 장악하고 북한의 정권 분열이 시작된다는 기사가 있었다. 현실은 반대였다. 김정은은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하고 권력을 장악했다.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도 이런 실수를 하는 것을 보면 자신이 바라는 바와 현실을 혼동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경향, 심리학에서는 이를 확증편향이라고 부른다. 미래는 미래로 전망해야지 나의 희망이 곧 미래라고 예단하면 안된다. 미국의 중국 때리기를  건너  보듯 구경하며, 때론 감정적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목적과 영향에 대해서는 냉정한 분석과 판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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