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고, 안 해서 못하는 것이다.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의 아메바 경영으로 유명한 그는 2010년 1월 78세 나이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일본항공(JAL) 경영을맡아 8개월 만에 흑자 전환, 1년 2개월 만에 법정관리에서 벗어나게 하여 세상을 놀라게 한 사람이기도 하다. 일본에서는 그를 경영의 신이라고 부른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후 교수의 소개로 쇼후 공업이라는 작은 규모의, 도산 직전의 회사에 취업하게 된다. 회사는 월급도 제때 주지 못할 정도였고 내일 당장 도산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경영 상태가 최악이었다. 같이 입사한 친구들은 하나둘씩 모두 떠나갔다. 이나모리 가즈오도 회사를 떠나기 위해 자위대 간부후보생 학교에 원서를 낸다. 입학은 무난해 보였다. 간부후보생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호적 초본을 첨부 서류로 내야 하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고향에서 부탁을 받은 형이 “고생해서 대학까지 보내주었는데 입사한 지 반년도 안돼 그만두려고 하다니..” 괘씸하다 생각하여 호적 초본을 보내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그는 자위대 간부후보생 학교에 들어가지 못하게 되었다. 이것의 그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그는 좌절했다. 동기들은 모두 떠났고 그만이 언제 망할지 모르는 회사에 덩그러니 남았다. 불평, 불만, 좌절의 감정이 폭발할 지경이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그는 고민하다 정반대의 결단을 하게 된다.
“그래, 더 이상 변명과 불평불만을 그만하자. 바로 내 눈앞에 놓인 일에만 집중하자”
그 후 무모한 도전들이 시작되었다. 연구소 한구석에 냄비, 솥 등을 옮겨다 놓고 온종일 연구에 전념했다. 밤낮 구분 없이 온종일 연구에 전념했다. 그러다 보니 하는 일이 너무너무 재미있어졌다. 미래에 대한 의구심, 방황하던 마음, 심지어는 일이 힘들다는 생각까지 거짓말 같이 싹 사라졌다. 그렇게 연구에 몰두하다 보니 당시 GE 외에는 성공한 적이 없는 포스테라이트 합성에 성공해버린다. 일본에서는 그가 유일했다. 포스테라이트는 텔레비전에 들어가는 절연재였다. 1950년대 일본에서 텔레비전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었다.
그 후 1959년 그는 교토 세라믹 주식회사를 창업하게 된다. 이것이 교세라이다. 창립 첫 해 매출 2,600만 엔을 달성하고, 현재는 연 매출 5조 엔이 넘는 세계 최고의 세라믹 회사가 되었다. 회사가 너무 커지게 되자 관료주의 등 폐해를 염려한 그는 부서, 팀까지 작게 나누어 손익 개념을 적용하는 아메바 경영을 도입하여 전 세계 기업인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한다.
내가 그를 좋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의 경영철학이 가장 간단하기 때문이다.
그는 복잡한 경영학 이론, 반전의 미학이 있는 승리의 법칙을 논하지 않는다. 옳은 가치의 추구, 진정성 있는 태도, 열정. 이 세 가지가 그의 경영철학의 전부이다.
그의 경영철학 1 : 어려워도 옳은 길을 가라
옳고 그름이 중요한가, 아니면 인간관계가 더 중요한가.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에서는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 굳이 논쟁하지 말라고(옳고 그름을 따지지 말라) 가르친다. 하지만 이나모리 가즈오는 정반대이다.
그가 쇼후 공업에 있을 때였다. 불필요한 잔업을 하고 잔업비를 받아가는 부하 직원을 보고는 그는 이것이 부당하다 생각하여 금지시켰다. 워낙 급여가 적은 회사였기에 이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이 일로 그가 왕따를 당하게 된다. 오랜 고민 끝에 그는 다음과 같은 결론은 내리게 된다.
나는 바른말을 했지만 그 말 때문에 인간관계가 틀어져 버렸다. 동료들과 부하들이 나에게 불만을 갖게 되었다. 세상을 살려면 내 신념을 조금 굽히더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맞춰주어야 하는 걸까? 그게 옳은가?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그럴 수는 없었다. 그래서 매번 마지막에는 '부하들이 나를 싫어하더라도 역시 옳은 일을 옳다고 말해야 한다'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리고 다시금 용기를 내서 기숙사로 돌아왔다.
나는 내가 올바르다고 믿는 길을 걷기 위해 노력했다. 많은 상사, 선배, 그리고 부하가 그런 내 자세에 매료되어 나를 따라주기도 했다. 그리고 그들은 결국 교세라의 창업 멤버가 되어 나와 함께 회사를 키우고 발전시켜 주었다.
그는 옳은 가치를 추구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비판했고 일부는 그를 따랐다. 그를 따르던 사람들은 교세라 창업 멤버가 되었다. 어디 이 한 가지 일만 있었을까. 뜻이 있으면 사람이 모이는 법이다. 그의 원칙 추구는 많은 사람을 같은 길로 이끌었다.
2. 진정성 있게 하라
일본항공 경영을 맡았을 때였다. 그는 4만 8000명의 직원 중 1만 6000명을 해고해야 했다. 남은 직원의 퇴직금도 대폭 삭감해야 했다. 어떤 직원이 이런 요구사항을 그대로 받아들이겠는가. 대규모 파업과 노사갈등이 예견되었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그가 택한 것은 정공법이었다. 날마다 직접 노조사무실을 찾아가며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직원들을 하나하나 만나가며 왜 이 일이 필요한지를 반복, 또 반복해서 설명해갔다. 방어적이었던 직원들의 마음이 서서히 움직였다. 개인적인 이익만 따지던 사람들이 회사 입장에서도 문제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 안 해서 못하는 것이다. 그가 보통 사람과 다른 점은 단순하다. 그는 직접 했고, 끊임없이 했고, 열심히 했다.
교세라 창업 3년 후 11명 고졸 직원들 급여 인상 등을 요구하며 단체행동을 한 적이 있다. 그때 그가 택한 방법도 동일했다. 회사의 어려운 사정과 향후 복리후생 보장을 말하며 3일 동안 직원들 하나하나 면담하며 설득해갔다. 마지막 남은 한 직원에게 그는 "내가 약속을 어긴다면, 나를 죽여도 좋다"라고 말하며 설득했다. 그 직원은 그의 손을 잡으며 울기 시작했다. 그 후 그는 직원 및 직원 가족의 생활을 보장하고 직원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기업의 근본 목적이라고 믿기 시작했다.
3. 열정 : 신이 불쌍하다고 여길 정도로 전념하라
그가 첫 직장인 쇼후 공업에서 포스테라이트 합성 방법을 발견한 후 그는 이것이 자신을 불쌍히 여긴 신의 도움이라고 생각했다. 고난과 번민에서 벗어나 일에 전념하는 나를 신이 가상하여 여겨 힌트를 주었다는 것이다.
그는 어려운 문제에 봉착할 때마다 자신과 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신이 손을 뻗어 주고 싶을 정도로 일에 전념하라. 그러면 아무리 고통스러운 일일지라도 반드시 신이 손을 내밀 것이고,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신이 돕는다는 그의 말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우리의 속담과도 같은 말이다. 지혜는 이렇게 통하는가 보다.
열정, 끊임없는 노력.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왜 결심은 오래가지 못하는가. 왜 항상 대충 끝내려고 하는가. 왜 이렇게 쉽게 포기하는가.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 안 해서 못하는 것이다.
하는 사람이 해낸다
참고 서적 (저자는 모두 이나모리 가즈오)
: 왜 일하는가
: 인생을 바라보는 안목
: 어떻게 의욕을 불태우는가?
: 稻盛和夫自传
: 利他的经营哲学
참조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