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잘' 보다 '쉽고 훌륭하게'

자기계발, 그렉 맥커운 <최소 노력의 법칙>

by 책약국

최소의 노력으로 최선의 성과를


나는 일에 있어 ‘엄격, 근엄, 진지’ 3박자를 갖춘 FM에 가까운 타입이었다. ‘어떻게 쉽게 할까’보다는 늘 ‘어떻게 잘할 수 있을지’를 우선시했다.


심지어 좌우명은 '불광불급', 즉 '어떤 일에 미치광이처럼 미치지 않으면 어떤 경지에 이를 수 없다'였다. 일을 쉽게 할 지름길을 찾는 건, 결과의 질 보다는 나의 편안함을 꾀하는 것 같아 좋게 생각되지 않았다. 왠지 꼼수를 쓰는 것 같았고, 그렇게 하면 일적으로 제대로 성장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쉽게’란 선택지는 배제한 채 늘 100점, 아니 그 이상의 완성도를 추구하며 8년이라는 시간 동안 일과 정면 승부를 벌여왔다. 매 순간 전력투구하는데 정신력과 몸이 끝없이 버텨낼 수는 없는 일이었다. 몸은 삐그덕거리고, 무언가를 더 애써 생각할 정신력도 남아 있지 않았다. 어느 날 야근을 하는데 문득 ‘모든 일을 꼭 이렇게 각 잡고 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그렇게 어딘가 힘을 뺄 부분이 있지 않을까 고민하던 차, 그렉 맥커운<최소 노력의 법칙>이 구원 투수처럼 나타난 것이다. 이 책은 ‘쉽게’가 곧 ‘꼼수’로 직행하던 나의 편협한 사고방식을 뒤엎으며 새로운 세계를 보여줬다.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 자체도 바람직하지만, 훌륭한 결과를 수월하게 만들어내는 것은 더 바람직하다.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훌륭한 결과를 반복해서 쉽게 만들어내는 것이다._29


큰 감명을 준 문장이었다. ‘쉽게’가 곧 ‘일을 대충 한다’와 직결될 건 아니었다. 방법론적인 차이일 뿐, 훌륭한 일도 쉽게 할 수 있다. 단지 제대로 고민하지 않기에 쉽게 할 방법을 모를 뿐이다.


책은 자신의 컨디션과 페이스를 적절하게 유지해 지속적으로 최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 아래 3가지에 관점에 초점을 맞춘다. ‘가장 중요한 일과 즐거운 활동을 엮기’, ‘내가 부담 없이 실천할 수 있는 상한치 정하기’ 등 일상에서 쉽게 시도해 볼 수 있는 팁들이 다채롭게 담겨있다.

1. 어떻게 ‘더 쉽게 집중’할 수 있을까?
2. 어떻게 ‘필수 활동을 더 쉽게’ 해낼 수 있을까?
3. 어떻게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선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늘 ‘무엇을 어떻게 잘해야 할지’ 고민하던 삶에서, ‘어떻게 수월하게 할 수 있을지’로 생각을 바꾼 것만으로도 내 삶은 한결 여유로워지지 않을까 싶다. 이제 나의 좌우명은 '미쳐야 미친다(불광불급)'가 아닌 '쉽고 훌륭하게'다.



오버페이스가 아닌 나만의 페이스로

우리는 어려운 과제 앞에 놓이면 노력이 모든 걸 해결해 줄 것이라는 유혹에 빠져든다. 이러한 유혹의 시작은 아마 학창 시절일 테다.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공부 시간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점수를 올릴 수 있었다.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으면 점수로 보상받을 수 있던 시절.


인생의 주요한 첫 관문이던 입시를 위해 필사적으로 취한 삶의 방식이 ‘절대적인 노력’이었기에, 그 후의 삶에서도 같은 태도를 취해왔는지 모른다. “난관에 부딪히면 노력으로 돌파한다! 노력한 만큼 점수는 올라갈 것이다.”


하지만 <최소 노력의 법칙>은 이러한 편견부터 깨부순다. 노력은 쏟아붓는 만큼 성과로 되돌아오지 않는다. 오히려 심신이 피로해지는 시점을 넘어서면, 노력은 성과가 아닌 손해로 되돌아오기 시작한다. 우리가 최대의 노력이 아닌 ‘최소의 노력’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일정 지점이 넘어서면 더 큰 노력이 더 나은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성과가 떨어질 뿐이다. (…) 글을 쓰기 시작해 어느 시점이 되면 그때부터는 더 오래 붙잡고 있을수록 글이 나빠진다. (…) 다른 여러 경우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_120~122


작가가 추구하는 바는 나의 체력과 정신력이 감당할 수 있는 노력의 적정선 안에서 맘껏 뛰노는 것이다. 늘 최상의 컨디션으로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나만의 페이스를 지키는 것. 책은 다양한 팁을 소개하는데, 생각보다 효과적이었던 건 나만의 상한치와 하한치를 정하는 것이었다.


다음의 규칙을 사용해 보자. ‘무슨 일이 있어도 X 이상은 해내고, Y를 넘기지는 않는다.’ (…) 상한치는 양호한 진전이라고 보일 만큼 높게 잡되 지칠 정도로 높아서는 안 된다._174~175


회사를 다닐 때 주말에 하루 최소 3시간은 책을 읽겠단 욕망에 불타오르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책을 읽고 그 내용까지 나만의 방식으로 정리를 하면 최소 4~5시간을 독서에 투자해야 했다. 결국 책을 읽고 정리까지 하면 진이 빠져버려 주말에 다른 일을 할 정신력이 남아나질 않았다.


이에 욕심을 버리고 주말에 하루 최대 2시간으로 독서 시간을 제한하니, 나의 컨디션과 주말의 삶은 기대 이상의 활력을 되찾았다. 딱 1시간 더 책을 읽느냐, 읽지 않느냐가 주는 여유 차이가 생각보다 컸던 것이다. 3시간의 독서는 날 지치게 하며 일상까지 버겁게 만들었지만, 2시간의 독서는 내가 여유롭게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일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직 더 쉬운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_43


지금 일이 어렵고 힘들다는 건 단순한 노력 부족이 아닌, 오히려 힘을 빼고 나의 페이스를 찾아야 한다는 절박함의 신호일지 모른다. 목적지에 이르는 길이 오직 가시밭길뿐일까? 조금만 더 시야를 넓히면 지름길도, 꽃길도 있을 테다.


인생은 길다.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 필요한 건 전력 질주가 아닌 끝까지 힘을 잃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나만의 페이스를 찾는 것. 그리고 꾸준한 전진 속에서도 나의 뜀박질을 더욱 가볍게 만들어 속도를 더해 줄 전략이었다.



책처방

1. 이 책이 필요할 때
- 보다 수월하게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을 알고 싶다면.
- 모든 일이 필요 이상으로 너무 힘들다면.
- 너무 지쳐 번아웃 직전에 처해 있다면.

2. 처방문
-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버겁게 느껴진다면, 어떻게든 해내려 나를 채찍질하기보다는 잠시 멈춰 고민할 때다. 내가 나의 한계를 넘어서 무리하게 노력하고 있는 건 아닌지 말이다. 만약 그렇다면 그 일을 나의 페이스에 맞춰 더 쉽게 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고민해 보자. 일의 성과는 나의 심신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유지될 때 더욱 오래도록 빛을 발할 수 있다. '열심히 잘' 보다 '쉽고 수월하게'를 늘 머리와 마음속 깊이 새겨보자.



글귀들

이상하게도 어떤 사람들은 부담스럽고 지치는 상황을 이겨내려고 더 오래, 더 열심히 일에 매달린다. (…) 요즘은 자기 한계를 쳐부수는 것이 사람들의 목표가 된 듯하다._16
자신을 쏟아부으며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 방법 말고 다른 방법이 있다. 만사가 그리 어려울 필요는 없다. 한 단계 성장하고 싶다고 늘 지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무언가 이바지하고 싶다고 나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다 희생할 필요도 없다. 중요한 일들이 너무 힘들어서 감당하기 어려울 때는 포기하거나, 더 쉬운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다._22
너무 복잡해서 각 단계가 언덕 위로 바위를 밀어올리듯 힘겹게 느껴진다면 거기서 멈춰야 한다. (…) “이 결과를 이루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무엇일까?”라고 고민해보자._55
새롭게 다가오는 매 순간이 앞으로 이어질 모든 순간을 규정할 수 있다. 순간 우리는 선택을 내려야 한다. 더 무거운 길과 가벼운 길 중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_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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