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생각

by bookphoto

머리가 아프다.

내 나이쯤 되니 할 수 있는 일도, 해야 할 일도, 물론 잘하기까지 해야 하는 그런 것들이 많아진다. 하고 싶은 일은 여전히 많은데. 체력과 마음이 따라주지 못해 머리가 아프다. 나는 왜 일을 이렇게 벌리고야 마는 걸까. 심심함보다는 바쁘고 복잡한 편을 택하고야 마는 나는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 건지. 내 이름만큼 특별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순간 내 삶을 무섭게 덮칠 때도 있어서 그저 사는 것에 이내 지치고 만다. 오늘도 어쩌면 나는 내 몫보다도 많은 일을 했고 타인에게 꽤 많이 이름이 불리었는데. 이건 내 나이에 따라오는 당연한 일일까. 자연스러운 걸까. 나는 내 나이를 제대로 살아내지 못하는 유약한 사람인 걸까. 이런저런 생각들에 괜스레 머리가 아프다. 그냥 나는 내 몫만큼의 삶만큼 살아있고 싶을 뿐인데. 내가 작고 작게 여겨지는 그 찰나 때문에 나는 나를 더 작고 작게 짓이겨 삶이라는 틀 안에 욱여넣는다. 얼마나 더 작아져야 만족하려고 이러는 걸까. 그냥 나 그 자체로 여기에 그대로 온전히 있을 수는 없는 건지. 그대로에 만족할 수는 없는 건지. 그리고 이런 생각은 이 나이라면 하는 당연한 유의 것인가,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나이란 걸 먹는 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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