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있어서 다행인 오늘

by bookphoto

내가 알고 있는 어떤 말로도 내 마음을 적확하게 표현할 수 없어서, 그동안 사놓은 책들을 뒤적거리며 내 심정을 대변해줄 문장을 찾는 데에 하루를 쏟았다. 내 마음 같은 책은 찾지 못했다. 아직 내일 하루가 연휴로 남아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틈틈이 사놓은 책들이 한가득 적금마냥 쌓여있는 것도 마음이 든든해지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다.


내가 바라는 나의 미래는 꽤 거창할 것 같으나 그건 거의 구라이고, 실로는 꽤 소박한 종류의 일이다. 내 소원은 내 주어진 수명만큼 끝까지 사는 것. 도중에 포기하지 않고 살아있는 것. 책방에서 받은 질문을 계기로 생각하게 됐고, 내 소원이 무엇인지 명확히 깨달았다. 이왕이면 베스트셀러도 팔고 정년퇴임 후에 든든한 노후자금까지 확보한 삶이면 좋겠으나, 그건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일이다. 그저 이번 생에 주어진 배터리와 수명만큼 성실히 살다 가는 게 내 소원이자 희망일 뿐.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누웠다. 자는 동안만큼은 마치 여행자가 된 것처럼 꿈속을 바삐 다니느라 잡생각이 사라지곤 하기 때문에, 깨어있는 동안 마음이 번잡스러웠던 오늘을 어서 마무리하고 싶어서 서둘러 잠을 청하려 자리를 폈다.


난 언제쯤 아무렇지 않게 될까. 다 무던히 넘어갈 수 있는 둥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과연 그런 날이 오기는 하는 건가. 스스로에게도 확신을 주지 못하는 내가 내 사람, 사랑을 곁에 둬도 되는 걸까. 나조차도 버거워하며 1인분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내가 말이다. 이런 생각 깊이 하는 거 안 좋다는 거 알기에. 일단 오늘은 내 현재 관심사와 동떨어진 책을 읽다가 곯아떨어지려고 한다. 내일로 가는 통로인, 밤을 어서 부르는 나만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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