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공모전
학교 일을 바쁘게 쳐내다 보니 벌써 12월 15일이다. 공모전 발표까지 6일 남았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수상자에게 진작에 연락이 갔을 거라고 한다.(나도 연락을 받았다면 브런치 결과에 대한 글을 쓰지 못할 것인데..) 유튜브에서 봤었나. 결과에 대해 제삼자에게 알려서는 안 되는 비밀 유지 조항이 있다고. 암튼 난 비밀을 유지할 연락은 받지 못했다. 스팸메일로 합격 연락이 잘못 분류된 것은 아닌지, 애꿎은 스팸메일함만 광클했네. 크크. 올해는 물 건너간 듯하다.
그래도 이번에 온전히 내 글로만 책을 만들면서 느꼈던 보람이 있었다. 공저로 책을 낼 때는 내가 조연으로 등장하는 영화 장면을 아껴서 보는 느낌이었다면, 브런치북은 내가 주연으로 극 전체를 이끌고 가야 하는 책임감 따위가 느껴졌던 것이다. 존재감도 있었고. 그런데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내 장점을 오래 보여줄 수 있는 만큼 내 단점도 오래 보여주게 되는 느낌이라 스스로 깨닫게 되는 부분이 있었다. 내 글은 아직 읽히기엔 너무 나만의 경험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되기엔 너무 나만의 감정에 갇혀있구나, 같은.
2023년을 준비해본다. 책을 읽을 때 온전한 독자로서만 읽지 않기를. 매와 같은 작가의 눈으로 탐독하겠다는 마음을 가져야겠다고. 작법서도 하나 사서 책상 위에 토템으로 올려두기도 하고. 글을 써 내려가기보다는 독자를 고려해 한 타 한 타 정성스레 수놓듯 쓰는 일도 해봐야겠다고. 그럼 브런치북 공모전이 뭐야, 더 큰 운이 내게 따라오겠지. 마음먹으면 나는 해내고야 만다. 가자. 가자. 대박 날 나의 대운을 향해. 대운보다도 큰 노력으로. 그래도 마음이 꽤 애리다. 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