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읽는사회 Feb 17. 2021

[인터뷰] 함께 읽기 소리를 찾아서 - 이경근 편②



'함께 읽기' 소리를 찾아서 - 이경근 편①도 있어요!



 


열 번째. 책도 안정하고 모인 거예요?




네, 그냥 모였어요. 그냥 모여서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제가 그동안 실패한 경험담을 말했어요. 하여간 자유로워야 하고 리더가 없어야 하고. 리더가 있으면 불편하더라고요. 그리고 옛날 동아리가 깨진 결정적인 이유, 동아리를 하면 사무실에서 하잖아요. 우리는 회사니까 일에서 후순위로 밀리더라고요. 무슨 회의가 있어 이러면서 토론하다 말고 나가고 안 들어오고 안 되더라고요. 이게 일보다 선순위가 될 수는 없을까? 이런 느슨하고 자유로운 모임일수록 뭔가 단단하고 강력한 힘이 필요하다. 그러지 않으면 분명히 깨질 것이다. 저한테 그런 실패 경험이 있으니까 그런 이야기를 했죠. 그래서 다같이 1순위로 하자, 이것을. 이건 내가 마음먹기 나름이다. 그런데 갑자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약속을 잡는다 이러면 어떻게 하냐. 가능하면 이게 1순위로 하자, 선약이니까. 책사가지가 선약이고 이후에 약속이 생기면 나중에 생긴 약속을 다른 날로 미뤄야 한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다른 일정이 생기면 벌금을 내자. 그래서 벌금제를 만든 거예요. 이것에 모두 합의를 했죠. 그래서 지각을 하거나 조퇴를 하거나 결석을 하면. 요즘은 싸졌는데. 그때는 만 원, 오천 원이었어요.




또 진짜 중요한 게 있어요.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지 말자. 우리 모임은 다음 모임 약속만 잡자. 그 다음에 아무도 나오지 않으면 그대로 해산이다. 최고로 적게 나온 게 두 명 나온 적이 있어요. 서 간사님하고 저하고 딱 둘이서 나온 날이 있었는데. 우리 하지 말까 하다가 그냥 했어요. 한 명이 나오면 못하겠죠. 그렇지만 두 명이 나오면 토론이 되더라고요. 하여간 미래에 대해 부담을 갖지 말자. 많은 사람이 모일 필요도 없고, 오래 해야 되는 부담도 없고. 그래서 다음 약속만. 그래서 지금은요, 한 명이 탈퇴했고요. 그것에 대해서 아무 부담도 주지 않아요. 한 명은 몸이 아파서 쉬고 있고요. 최근에 또 쉬겠다는 사람이 있어요. 처음에 작당한 사람들이 거의 쉬고 있는데도 아무 부담이 없는 거예요. 쉬는 사람도 부담 없고 남아 있는 사람도 부담 없고요. 뭐 빠지든 말든. 해산이 되든 말든. 전 이게 되게 중요했던 것 같고요.




또 한 가지 중요했던 건, 우리가 그동안 깨달은 게 뭐였느냐면 절대로 남을 가르치려 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누가 누굴 가르치면 안 된다. 그리고 내 이야기를 하고 내가 얻어가기 위해서 이 모임에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되게 솔직해지는 거죠. 이러한 이야기를 담배 피우면서 무수히 한 거예요. 저도 독서동아리에 오면 책을 품평하려고 하지 않아요. 가능하면 내 이야기를 하고 내가 이 책으로 인해 변화되고 싶은 거죠. 책이 좋다 나쁘다 이런 건 나한테 별로 의미가 없는 거죠. 그러한 이야기를 사전에 1년 했기 때문에 지금 잘되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 3년 좀 넘었거든요.




근데 3년이 되니까 이게 또 고비가 오더라고요. 어떤 느낌이냐면 저도 좀 지루해요. 간사님들도 쉬겠다 뭐하겠다 하는 이유가 어떤 책을 읽어도 하는 이야기가 반복되고 있어요. 사실 창립 멤버들 있을 때 몇 달 만에 지루해졌거든요. 다른 간사님들이 들어오면서 신선해졌어요. 문학 전공인 주 간사님 들어오면서 이야기가 신선해지고 지금 경제 전공하는 분들 들어오면서 신선해지고 윤 간사님은 아주 박학다식하고 오만 가지에 관심이 많으셔서 신선했어요. 그런데 요즘 또 얘기가 비슷해지고 있어요. 이 멤버로 꽤 한참 된 거죠. 같은 얘기가 반복될 때가 종종 있어요.




 


 


열한 번째. 요즘 겪는 문제라서 뾰족한 해결책이 없으신 것 같아요이게 다른 동아리에서도 많이 겪는 문제거든요후에 들어온 사람들은 A~Z까지 궁금한데 기존에 한 사람들은 A~D까지 알고 있어서 여기에 해당하는 말은 생략하고 싶은데그것에 따른 격차가 있어서 와해되는 경우가 있었다고저도 사업하면서 많이 들었거든요어떻게 잘 넘길 수 있을까요이대로 해산?




저는 잘 넘겨야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이게 어떻게 가지나 보고 있는 거죠. 저는 개인적으로 행동하는 거거든요. 저 같은 경우에는 지루하면 다른 재미를 찾아요. 여기는 여기대로 가는 거고. 끔찍할 정도는 아니거든요. 아직 재미있어요. 여기에서 부족한 재미를 다른 곳에서 하는 거죠. 자유롭게 토론하는 것은 더 이상 나오는 말이 없으니까, 언어도 단어도 한계가 있으니까, 어느 날부터 공부가 하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슬슬 다른 간사님 한 명, 저는 많은 사람이 필요한 것 같지는 않거든요. 한 두 명만 꼬셔서 공부하자고 했어요. 누굴 조르고 있어요.




허 간사님은 우리는 페미니즘 얘기를 아주 많이 했는데 이 분은 별로 한 적이 없는 게 느껴져요. 그래서 허 간사님과 페미니즘 얘기하는 게 재미없더라고요. 허 간사님이 경제학 전공이잖아요. 저는 이 분과 경제 얘기를 하고 싶더라고요. 이 분도 담배를 피우거든요. 담배를 피우면서 계속 꼬시는 거죠. 우리 공부합시다. 경제학 합시다. 사실은 그 계기가 있었어요. 밥 먹다가 기본소득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된 거죠. 자기는 이해가 안 된다고 그러더라고요. 왜 돈을 무상으로 다 나눠 주냐. 그때 제가 눈이 반짝했죠. 저 사람이 주류 경제학 전공이고 나는 기본소득에 찬성하고 있는데, 저 사람은 의심하고 있구나. 좋았어. 같이 공부해서 저 사람 생각을 부숴보자. (웃음) 도전 의식도 생겼지만 저는 전공자가 아니잖아요. 느낌으로만 기본 소득 했으면 좋겠다지. 무슨 학문적인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저런 사람과 토론하면 나도 단단해질 수 있고 저 사람도 사고가 바뀔 수도 있지 않을까. 제가 사고가 바뀔 것 같지는 않은데. 모르죠. 독서나 학습은 나도 모르게 내가 바뀌는 걸 경험하게 되니까요. 그런 것도 기대가 되고. 그래서 하여간 같이 경제 관련 책 읽으면서 공부하기로 했어요. 둘이서 담배를 피우다가 하자 해서 했는데. 그러면 모임 이름은 뭐라고 지을까. 해서 간사 경제 공부 모임이라고 재미없는 이름을 말했더니 제발 그런 거 좀 하지 말고, 감나무 어때요? 이러더라고요. 왜? 저기 감나무 보이잖아요. 밖에 감나무가 보인다고 감나무로 하재요. 참, 세상에. 그래서 이름이 감나무가 됐어요. 『모두의 몫을 모두에게』 금민 선생이 지은 그 책으로 둘이 한 번 공부를 해보기로 했어요. 자유 토론 독서모임하고는 아주 다른 공부 모임이 되었으면 하고요.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어요. 제가 학습 동아리들을 많이 봤거든요. 찬반 토론 하는 거 들어보면 재미없더라고요. 발제를 하고 이야기를 하고 이런 식인데요. 계속 고민해봤어요. 학습 동아리는 어떻게 하면 재미있을까? 제가 허 간사님에게 제안한 건 학습을 이렇게 해보자. 강의 연습도 하고 녹음도 해보고 팟캐스트에 올리기도 해보고 유튜브에 올리기도 해보고 글쓰기까지 하자. 토론도 하고. 싹 해보자. 이것저것 다 해보자. 그러면 우리 독서운동과도 연결되잖아요, 강의 같은 것은. 그래서 어떻게 하기로 했냐면요. 이 책을 강의해보는 걸로. 책이 무슨 내용인지 강의해주는 걸 해보자. 발제 하지 말고. 간사님 20분, 나 20분. 그래서 같은 책을 강의해보면 나는 이렇게 정리했는데, 간사님은 이렇게 정리해서 강의를 해보고. 그게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래서 강의를 20분씩 하고, 토론은 1시간하고, 그 토론을 녹음하고 그다음에 글쓰기까지 해보자. 그래서 간사님도 오케이를 했어요. 그래서 기대가 돼요. 다음 주예요.




 


 


열두 번째. 이렇게 듣다보니 이 모임 하나를 위해 하는 일이 너무 많다이런 느낌이 드네요어떠세요?




이게 놀이니까 할 수 있는 거지. 일이라고 생각하면 할 수 없어요. 놀이라고 생각하면 어떻게 되냐면 뒷일을 걱정하지 않아요. 우리 이거 하자 저거 하자 했지만, 목표는 없어요. 오늘을 노는 거예요. 제가 허 간사님하고 이 이야기를 한 것이 저번 주인가 그랬는데요. 담배 피우면서 이 이야기 하는 것 자체가 재밌었어요. 허 간사님이 저를 좀 알아요. 실장님 저렇게 해봤자 안 할지도 몰라. 책이 바뀔지도 몰라. 공부 방식을 바꾸자고 할지도 몰라. 이걸 간사님들이 다 아는 것 같아요. 제가 이야기 하면 그냥 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요. 내일 다른 이야기 할 지도 몰라. 그 정도로 신뢰가 쌓인 거죠. 신뢰이기도 하고 호흡이기도 하죠.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 저도 그래요. 허 간사님한테. 우리 공부하자. 그러면 허 간사님은 다 좋다고 해요. 저는 속으로 안 올지도 몰라. 안 읽을지도 몰라. 강의를 하자. 좋아요. 강의 연습 하나도 안 할지도 몰라.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렇지만 이 이야기를 하는 우리의 시간이 우리한테 놀이인 거죠. 그리고 그 다음 놀이가 무슨 놀이가 될 지는 둘 다 모르는 거죠. 저번에 한 이야기를 꼭 지킬 필요가 없는 거죠. 놀이이기 때문에. 그래서 그냥 하다 보면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오래 하고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열세 번째. 목표의식이 없으면 저는 좀 불안하거든요무언가를 해야 하고 무언가를 해내야지 그 다음 단계가 있을 것 같은이런 생각이 드는데듣다보니 그 상황상황을 즐기는 게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저도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게 갑자기 하게 된 건 아니고요. 제가 인문학 책을 좀 읽었어요. 여기 들어와서요. 독서운동을 하면서 15년 동안 읽었어요. 모든 책이 그런 말을 해요. 욕심을 갖지 말고 미래가 중요한 게 아니고 현재가 중요하고 결과가 중요한 게 아니고 과정이 중요하고. 정말 정말 모든 책이.




심지어 제가 <지대넓얕> 팟캐스트를 되게 재미있게 들었는데. 거기서 김도인이 나와서 그런 이야기를 해요. 힘든 사람들한테 권하고 싶은 방법 하나. 사람들이 말을 하면 무조건 ‘예스’라고 하래요. 그게 도 닦는 방법 중 하나래요. 그러면서 영화를 하나 추천해줬는데 <예스맨>이었어요. 짐 캐리가 어느 날 예스를 반드시 해야 되는 상황이 된 거예요. 누가 말해도 뭐든지 예스. 그러면서 그 사람이 겪게 되는 엄청난 것들이 있어요. 이런 이야기를 한 번 들으면 흘리게 돼서 기억이 안 나요. 그런데 15년 동안 듣잖아요. 각종 매체를 통해서 읽고 듣잖아요. 엄청 많이 생각하게 되죠. 진짜 예스를 한다는 건 뭘까?




예를 들어서 노자 도덕경에 수동적으로 살라는 말이 나와요. 무위자연. 무위하라. 위하지 말라는 건데 위함이 없음이 위다. 그런 말이 나오거든요. 제가 그러고 있어요. 모든 매체를 통해서 정말 15년 동안 모든 매체가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욕심을 내지 말고 목표를 두지 말고. 사람이 계획한다고 다 계획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요. 우리가 불행한 이유는 목표를 설정했기 때문이더라고요. 예를 들어서 나 100명을 꼭 모아 낼 거야. 그런데 20명이 왔어요. 굉장히 실패한 거죠. 그런데 10명이 올 거야 했는데 20명이 온 거면 대박 성공이에요. 우리가 불행한 이유는 목표를 잘못 세워서인데 우리는 그걸 까먹는 거예요. 참, 이거 내가 세운 목표지, 이렇게 생각하지 않고 무슨 100명 모으는 게 하늘에서 내려 온 객관적인, 절대적인 진리인 것처럼 여기고 까먹어요. 요번에 한 20명 오겠지 했는데 5명이 오면 그 다음에 목표는 3명이어야 해요. 3명을 모으려고 했는데 5명이나 왔네. 이렇게 돼야 하는 거지요. 우리는 인생에서 이런 걸 계속 겪으면서도 까먹고 또 목표를 100명 세워요. 그게 바보 같은 짓인 거죠. 나머지는 입을 털면 되는 거예요. 사람들이 왜 10명밖에 못 모았어? 그러면 내가 많이 올까 봐 얼마나 걱정한 줄 아세요? 10명이 와야 진짜 효과가 나는 거거든요.




이게 생각하기 나름인 거고 어차피 우리는 77억 인류를 다 구원하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나와 내 주변이 행복하면 되는 건데. 서로 그렇게 괴롭히면 안 되죠. 내가 나를 괴롭히면 안 되고 부하직원을 괴롭히면 안 되고. 내가 모아낸 그 10명을 괴롭히면 안 되고. 서로가 그런 걸 괴롭히지 말고 조화롭게 살자 이러는 건데. 우리가 바보 같은 짓을 많이 하죠. 저도 그전에는 정말 이런 식으로 살았던 사람이거든요. 인문학이 저한테 큰 도움이 됐어요.




지금 동아리뿐만 아니라 제 삶의 패턴도 그래요. 저는 오늘만 살아요. 내일이 없어. 코로나도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어요. 출장이 없어져서 사무실에 화분을 갖다 놓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화분 한 개 가지고 왔어요. 다음날도 코로나더라고요. 그래서 하나 더 가지고 왔어요. 그다음날도 코로나더라고요. 이렇게 계속 저는 코로나가 끝날 때까지 화분을 가지고 올 거고요. 그다음에 어떻게 되는 거냐. 몰라요. 코로나가 끝나면 바빠져서 못 갖고 오겠죠. 그래서 화분이 다 죽으면 어떻게 하냐? 모르죠. 물을 못 줘서 죽을 수도 있고 저만큼 식물 좋아하는 빈 간사님이 물을 줄지도 몰라요. 그때 가서 새로운, 제가 상상하지도 못하는 어떤 일이 생기겠죠. 그런 재미로 살아가는 것 같아요.








열네 번째. 아까 인문학 이야기를 했는데요인문학은 혼자 다 읽었어요?




그러니까 독서는 혼자 읽기와 함께 읽기가 있다고 그랬는데요. 함께 읽기는 결국 혼자 읽기를 위한 수단이에요. 책은 혼자 읽는 거예요. 함께 읽을 수 없어요. 함께 읽는 유일한 방법은 낭독하는 건데요. 낭독은 독서의 본질이라기보다는 한 가지 응용인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독서의 본질은 속도를 독자가 조절한다는 점이에요. 다른 매체와 다른 것이 뭐냐면 속도를 이렇게까지 조절할 수 있는 매체가 없어요.




제가 지금 『모두의 몫을 모두에게』라는 책을 읽고 있잖아요. 제 마음대로 읽어요. 처음에 서문을 읽고 서문에서 생각나는 질문들을 책 여백에 막 적고 그다음에 노트를 펴놓고 이것저것을 자유롭게 적어요. 생각나는걸요. 앞에 1장을 읽으니까 되게 어려운 경제, 옛날에 토마스 아퀴나스가 소유론을 뭐라고 했고, 비베스는 어쩌고저쩌고하는데. 재미없더라고요. 좀 읽다가 아 이런 역사가 있구나. 소유권이라는 게 쉬운 말이 아니었구나. 읽다가. 주르륵 책을 훑어보니까 뒤에 페미니즘이 나오더라고요. 관심 가잖아요. 그래서 중간 건너뛰고 그 부분을 읽었어요. ‘시간 레짐’이라는 말이 나오더라고요. 그러니까 성평등이 안 되는 이유는 시간이 평등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논지로 이야기하는데 재밌었어요. 그걸 가지고 또 한참 생각해요. 그 페이지를 가지고. 그래서 이것저것 생각나는 걸 적어 봐요. 정리도 해보고. 질문도 써보고. 그랬다가 또다시 앞으로 가서 읽었다가 그런 식으로 읽었어요. 전체를 어떻게 정리할까 생각하다가 끄적이다가 이런 식으로 접할 수 있는 매체. 이런 매체는 책밖에 없어요. 이렇게 속도를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은요. 제가 이 책을 2주째 붙들고 있어요. 아직도 다 읽지 못했어요. 왔다 갔다 읽고 있고 중간에 제가 끄적이는 거 생각하는 거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읽어보고 손에 이 책을 계속 들고 다니면서. 이렇게 할 수 있는 매체가 없어요. 지금 넷플릭스 이런 동영상도 멈춤을 누를 수 있지만 이런 입체감이 없어요. 3차원적인 입체감이 없어요.




결국은 혼자 읽기가 독서의 본질인 것 같고요. 낭독은요, 영상 보는 거랑 비슷해요. 누가 읽어주잖아요. 그러면 저는 읽는 사람의 속도를 따라가는 거예요. 영상을 보듯이. 내가 소리 내서 읽는 것도 이렇게 깊게 생각을 못해요. 혼자 소리 내서 읽는 것은 괜찮아요. 남이 안 들을 때. 그럴 때면 책을 빨리 읽다가 천천히 읽다가 이러는데요. 제가 남들 앞에서 읽으면요. 속도를 일정하게 맞춰요. 사유할 시간이 없는 거죠. 그래서 낭독은 독서의 응용이지. 본질은 아닌 것 같아요. 혼자 읽는 것이 본질이고. 낭독은 확장된 활동인 거지요. 함께 읽기 또한 주변 활동이고, 혼자 읽기가 본질이죠.






(다음편에 계속)





글 ㅣ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서영주


매거진의 이전글 [인터뷰] 함께 읽기 소리를 찾아서 - 이경근 마지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