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읽는사회 Dec 29. 2021

[인터뷰] 함께 읽기 소리를 찾아서 - 고정수 운영자


고정수 운영자와 인터뷰는 사무처 근처 카페에서 오전 10시에 만나는 일정이었다. 이른 시간의 약속이 부담스럽지는 않았을지 걱정스러웠는데, 그는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한 시간 일찍 카페에 먼저 도착해서 혼자만의 책 읽는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가방에 책 한 권은 꼭 넣고 다니면서 약간의 시간의 여유가 생기면 바로 펼치는 것은 책을 사랑하는 사람의 특징이다. 공통의 지인을 통해 참여한 온라인 독서모임에서 한 차례 뵈었을 때도 지금 읽고 있는 책을 꺼내 설명하던 그의 초롱초롱한 눈빛이 기억난다. 그가 거쳐 온 독서동아리 경험에 대해서 들어본 적은 없어서, 오늘은 또 어떤 풍성한 이야기와 즐거움의 경험을 듣게 될지 기대하며 고정수 독서동아리 운영자를 만났다.



처음 시작한 독서동아리는 어떻게 참여하셨나요?


결혼 후 가족을 따라 미국, 러시아, 영국 등 해외에 오래 체류했어요. 2017년에 다시 한국에 왔는데 그때가 한창 ‘노키즈존’ 이야기가 나올 때였어요. 제가 자주 가는 인터넷 맘카페에서 어떤 분이 이후에 『페미니스트도 결혼하나요?』라는 책을 낸 부너미의 이성경 대표의 글을 공유해서 읽게 되었어요. 그 글을 읽고 이성경 대표와 페이스북 친구를 맺게 되었고, 이 대표가 페이스북 포스팅으로 ‘페미마루’라는 독서모임을 시작한다는 모집 글을 보게 되었어요. 마침 아이도 어린이집을 가는 시점이 되어 시기가 맞은 덕에 ‘페미마루’라는 독서모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생 시절에 친구들과 같이 책을 읽거나 학회 내에서 세미나를 하기도 했지만 이런 식으로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하기 위해 만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어요.



맘카페를 통해서 인간관계가 넓어진 거라 볼 수 있겠네요?


그렇죠. 제가 지금 운영하는 독서동아리들도 모두 맘카페를 통해서 회원을 모집하고 있어요. 지역 맘카페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좋은 게 가까운 지역에 사는 사람들끼리 만나기 때문에 그 지역의 정보를 나눌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이번 방학에 집 근처 이런 곳에 가면 좋아요.’ 같은 지역민만이 아는 정보도 나누고요. 또 다들 아이를 키우는 부모이기에 생활의 시간대도 비슷하고, 공감대도 자연스럽게 생기는 게 좋았어요. 또 맘카페에 오래 활동하시는 분들은 다들 사람이 좋으세요. 특히 그중에서도 책을 매개로 만나는 분들이니 더 만족스러웠어요. 맘카페를 통해 영어 스터디도 하고, 독서모임도 여러 개 하고 있어요.



페미마루는 어떤 모임이었나요또 그 후에는 어떤 독서동아리에 참여하셨어요?


이성경 대표가 처음 만든 페미니즘 독서모임이었어요. 미혼, 비혼, 기혼자, 남성까지 다양하게 모였어요. 함께 읽을 책 목록은 미리 정해져 있어서 이 목록을 보고 모인 사람들이었어요. 이성경 대표의 페이스북을 통해서 모인 사람들이었던 것 같아요. 한 달에 한 번 정해진 책을 읽고 그 책에 대한 독후감을 모임 참여 전까지 인터넷 게시판에 올려야만 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 규칙이 있었어요. 6개월 정도 진행되었는데 더 이어지지는 않았어요.


이때 ‘페미마루’가 진행되던 중에 ‘부너미’라는 독서모임도 새로 생겨서 저는 ‘부너미’도 함께 참여했어요. ‘부너미’의 경우 ‘페미니즘 공부하는 엄마들’이라는 타이틀이 있었어요. 페미마루와는 성격이 좀 달랐죠. 아무래도 읽는 책이 그래서 아이들 교육과 관련된 페미니즘 서적, 성교육책 등도 함께 읽었어요. 처음에는 선정된 책으로 하다가 뒤로 가면서 구성원들이 읽고 싶은 책을 추천해서 투표를 통해 결정했어요.


세 번째 참여한 모임은 ‘성북구 민들레 읽기 모임’이에요. 이 모임도 시작은 이성경 대표였어요. 「격월간 민들레」라는 대안교육 잡지가 있는데 전국에 이 잡지의 읽기 모임이 있어요. 성북구에는 아직 없던 민들레 읽기 모임을 이성경 대표가 처음 판을 깔아 시작했고, 나중에는 참여자들끼리 이어가고 있어요. 이 모임은 현재도 참여 중이에요. 잡지가 두 달에 한 번 나오니까 한 달은 민들레 잡지를 읽고, 다음 한 달은 회원분 중에 한 분이 읽어보고 싶다고 추천하는 책을 함께 읽는 것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멤버는 5~6명인데 소설, 인문학책, 사회학책 등 다양하게 읽어왔어요. 아, 또 맘카페에서 모집한 ‘리딩마마’라는 모임도 나갔어요. 자기계발서와 교육서를 제외한 책을 읽는 모임인데 일 년 정도 참여했어요.



모두 오프라인 모임이었는데특별히 모이는 장소가 따로 있었나요?


페미마루와 부너미는 종각역 근처 스터디 카페를 빌려 했어요. 민들레 모임은 성북구 지역 모임이라 성북구에 위치한 키즈 프렌들리(kids friendly)카페가 있어서 그곳에서 모여요. 성신여대 입구역 근처의 ‘마더센터 맘콩’이라는 곳인데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트램펄린과 약간의 장난감이 있어서 요즘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모임을 해요.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놀고 어른들은 독서모임을 하는 거죠. 리딩마마는 리더분이 도서관에서 활발히 활동하셨던 분이라 도서관의 세미나실을 예약해서 한 달에 두 번씩 모임을 했어요.



회원으로 참여하다가직접 모임을 운영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2019년까지는 주로 회원으로 참여를 하다가, 2020년에 코로나가 터진 게 계기였어요. 오프라인에서 만나던 모든 독서 모임이 멈추게 되었어요. 팟캐스트 <읽다 보니>에도 출연하신 혜영님이 모집한 온라인 ‘토지 읽기 모임’을 참여하게 되었어요.(혜영 님도 페이스북 친구로 알고 지내는 분이어서 페이스북을 통해 ‘토지 읽기 모임’을 알게 되었죠. 이후에 혜영 님이 주최하신 ‘유시민 읽기 모임’ 오프라인 독서모임에도 참여했어요) 한 달에 한 번 토지 1권을 읽고 네이버 밴드에 감상문을 남기는 모임이었어요. 얼마 전에 완독했는데, 혼자였다면 읽지 못했을 것 같아요. 정말 잊지 못할 책, 감동적인 책이었어요. 또 혜영 님이 카카오톡 그룹채팅으로 각자가 읽은 책을 간단하게 ‘오늘 어디까지 읽었다.’는 식으로 매일 인증하는 온라인 독서동아리를 하시는 걸 보고 저도 배워서, 맘카페를 통해 사람들을 모집하여 온라인 독서동아리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처음 만든 독서동아리는 위의 방식으로 매일 자신이 읽고 있는 책에 대해 자유로운 방식으로 채팅방에 인증하는 모임이에요. 매일 꼭 올릴 필요는 없고, ‘일주일에 2번 이상, 한 달에 한 권 이상’이라는 규칙만 두고 있어요. 그리고 월말에 독서 정산을 해서 어떤 책을 얼마큼 읽었는지를 정리해서 공유해요. 2020년 여름 정도에 시작해서 벌써 1년이 넘었어요. 이 모임의 취지는 ‘책을 많이 읽자’가 아니라, 매일 조금씩이라도 시간을 내서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게 목표에요. 이 독서모임은 저에게는 핸드폰을 보지 않고 책을 보기 위한 약간의 강제성을 자신에게 둔 것이죠.


두 번째 시작한 모임은 <한 달에 한 권 영어 원서 읽기> 모임이에요. 원서 읽기를 계속하고 싶은데 혼자서는 끝내기 힘드니까 같이 읽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원서를 읽는 건 시간도 오래 걸리고 힘이 많이 드니까 매달 제가 읽고 싶은 책 중에서 정해서 책마다 함께 할 사람을 모집해요. 한 달마다 새 모임이 시작되는 거죠. 이 모임의 규칙은 ‘완독’이에요. 완독하지 못하면 다음 책 모임에는 초대받지 못해요. 처음에 8분과 시작했는데, 5분이 완독하셨어요. 그 다음 책에 또 몇 분, 그다음 책에 또 몇 분, 이렇게 늘어나서 11명까지 갔는데, 지난번에 읽은 책이 좀 어려워서 우르르 빠져나가셨어요. (웃음). 그동안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랩 걸』, 『네메시스』, 『다섯째 아이』, 『풀잎은 노래한다』, 『아메리카나』의 원서를 읽었고요, 12월 현재는 『빌러비드』를 읽고 있어요. 인증글의 형식은 다양해요. 매일 읽기 모임처럼 ‘여기까지 읽었어요.’만 말씀하시는 분, 단어 정리를 하시는 분, 인상적인 문장을 사진 찍어 보내시는 분도 계세요. 이 모임에서 읽는 책들이 영어 공부를 위해서 읽는 책이거나 아동서가 아니기 때문에 영어를 잘하시는 분들이 함께 읽기 가능한 수준의 책이에요. 이 모임에서는 제가 ‘마감’과 ‘완독’을 중요시하고 이를 지키지 못하면 다음 모임을 함께하지 못하니까 이 부분에 부담과 책임감을 느끼고 이 책만은 꼭 읽어내겠다! 라는 다짐으로들 참여하시는 것 같아요. 영어책 한 권 정도는 꾸준히 읽고 싶은데, 약간의 외부의 강제력이 필요하신 거죠.



세 번째 모임은 두꺼운 책을 나누어서 읽는 모임이에요. 『총, 균, 쇠』, 『이기적 유전자』, 『코스모스』, 『사피엔스』 같은 집에 사두었지만 계속 안 읽게 되는 벽돌책을 같이 읽는 모임을 모집했어요. 아주 천천히, 일주일에 한 챕터씩, 그러니까 약 40페이지 정도씩만 읽고 네이버 밴드에 인증을 하는 거예요. 바쁘신 분들도 하루 정도만 시간 내서 할 수 있고, 만약 마감 시간을 놓치면 벌칙으로 커피 기프티콘을 1장 쏴야 해요. 『총, 균, 쇠』를 첫 책으로 해서 얼마 전에 마지막까지 읽었는데, 이 모임이 참 끈끈해요. 한 명도 누락되지 않았어요. 책거리 모임을 오프라인으로 기획했다가 코로나 확산이 다시 상승세라 취소했는데, 그때도 한 명도 빠짐없이 모일 예정이었어요.


마지막 모임은 일주일 전에 시작한 모임이에요. 페이스북에서 『커리어 그리고 가정』이라는 책의 서평을 보고 읽고싶다고 공통으로 생각한 페친과 몇 분을 모아 읽기 모임을 결성했어요. 어제 첫 인증을 했네요. 이 책만 읽고 흩어질지 좀 더 지속하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일주일에 한 번 한 챕터씩 읽고, 한 달에 한 번 오프라인 모임을 하려고 해요.



직접 모임을 운영하는 위치에 있을 때의 좋은 점과 어려운 점은 무엇일까요?


우선 좋은 점은 최소한 첫 책은 내가 하고 싶은 책으로 고를 수 있다! 그 외에 어려운 점은 딱히 없는 것 같아요. 처음 모임 단톡방을 만들 때 공지를 해요. 언제라도 편하게 나가실 수 있고, 나가는 것에 대해 미안해하실 필요 없다. 우리 모두 이해한다고. 대신 열심히 하지 않는 분들이 많아지면 다른 분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되니까, 사정이 생기시면 그냥 간략하게 이유를 말씀하시고 편하게 나가셔도 괜찮다고 공지해요. 반대로 또 열심히 하시는 분이 두세 분만 생겨도 그 모임은 또 탄력을 받아서 열심히 하는 분위기가 생겨요.


사실 <매일 독서 모임>도 중간에 참여도가 떨어져서 모임을 접을까 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막상 이제 그만 할까요? 라고 말씀드렸더니 조용히 계시던 분들이 그만두고 싶어 하시지 않다고 하셔서 놀랐었어요. 여러 가지 이유로 못하고 있지만 하고 싶은 마음은 계속 있으셨던 거예요. 지금 독서를 잘 못 하고 있지만, 이 방을 통해서 책 정보도 얻고, 나도 같이 읽어야 한다는 마음을 되새긴다는 거죠. 그래서 모임을 없애지는 않고 대신 커피 쿠폰 벌칙을 만들었어요. 이 작은 벌칙 하나가 모임을 이어가는데 작은 긴장과 영향력을 끼친답니다.



책을 언제부터 좋아하셨어요?


책을 이렇게 많이 읽기 시작한 지는 얼마 안 돼요. 어릴 때는 정말 많이 안 읽었고요, 대학 때도 여러 고전을 수능 지문으로만 봤지 책으로 읽진 않았어요. 그래서 그때 읽지 못한 고전들을 읽는 모임도 해보고 싶어요. 미국에 있을 때는 영어 공부하는 겸 읽긴 했는데 지금처럼 많이 읽는 건 아니었고요. 그런데 제가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의 글을 보면서 책에 관심이 생겼던 것 같아요. 이동진의 <빨간 책방> 팟캐스트를 제가 늦게 알아서, 작년, 재작년에 이 방송을 정말 즐겁게 들었어요. 방송을 들으면 소개된 책이 너무 궁금해지고, 그래서 또 몇 권 따라 읽어보니 참 재밌더라고요. 모임을 하면서도 소개된 책 중에 몇 권을 이 책 하고 싶어요! 라고 손들어서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알릴레오 북's> 같은 방송 같은 책에서 소개되는 책도 보면 ‘재밌겠다.’, ‘나도 읽고 싶다.’ 이런 생각이 자꾸 들어요. 그리고 제가 페이스북이나 브런치에서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의 글이나 서평을 자연스럽게 보기 시작하면서 책에 대해 더 관심이 생긴 것 같아요. 제가 영화를 무척 좋아하는데요, 대부분의 사람은 천만 영화 같은 걸 주로 보지만 영화 잡지를 구독하는 사람이라면 모르던 영화를 알게 되고, 재미있겠다고 생각하고, 보게 되잖아요. 그것처럼 책도 흔히 아는 책만이 아니라 정말 책을 좋아하고 많이 아는 사람들의 글을 읽고, 팔로우하고 하다 보면 그 영향으로 읽고 싶은 책이 많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 또 신간이 아닌 책들도 알게 되고 끌리게 돼요. 제가 이동진 평론가도 좋아하는데, 그분이 별 5개를 준 영화를 제가 본다면 절대 그가 보는 식으로의 재미를 영화에서 느끼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이동진 평론가가 영화를 설명하는 거, 해설하는 거를 보면 너무 재미있단 말이에요. 나도 이런 안목을 갖고 싶다, 약간 힘들겠지만 비슷하게라도 따라가고 싶다, 이런 욕망이 생기고 그래서 독서도 더 많이 하고, 좋은 영화도 많이 보고 싶어지고 그래요.



새로운 독서동아리를 만든다면 시도해 보고 싶으신 게 있을까요?


좋은 글을 많이 보다 보니까 저도 쓰고 싶어져요. 영화를 보고 관람평을 남기거나,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싶은데 어려운 것 같아요. 책을 많이 읽고 안목이 높아졌는데 제가 쓴 글은 자신이 없는 거죠. 너무 재미있게 읽은 책을 소개하는 글을 쓰는데, 글 속에 그 재미를 다 담지 못하는 거예요. 그래서 글쓰기 책을 읽고 일주일에 한 번, 한 달에 하나라도 완성된 글을 쓰는 서평 모임을 해보고 싶어요. 아직은 자신이 없어서 생각만 하고 있는데, 공부를 좀 해서 시작해보고 싶어요.



독서동아리들과 함께 읽은 책 중에 기억에 남는 책 세 권을 소개해주세요.


『팩트풀니스』(한스 로슬링, 올라 로슬링, 안나 로슬링 뢴룬드 지음, 이창신 옮김, 김영사)

: 통계학자가 쓴 세상을 따뜻한 시각을 보여주는 책이에요. 세상을 더 좋은 방향으로 바꾸고자 하는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오류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을 깨는 좋은 책이고, 일단 쉽고 재밌어요.


『아메리카나』(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황가한 옮김, 민음사)

: 흑인에 대한 문제를 이야기하는 책인데, 이 흑인을 그저 단일한 집단으로 보지 않아요. 같은 흑인이라도 출신지, 배경에 따른 다양한 사회적, 문화적 배경에 관해 이야기하고 또 여기에 젠더 문제가 어떻게 결합하는지도 보여줘요.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살았던 동네인 뉴헤이븐이 배경으로 나와서 더 가깝게 와닿으면서 읽었어요.


『커리어 그리고 가정』(클라우디아 골딘 지음, 김승진 옮김, 생각의힘)

: 대졸 여성들, 특히 미국 사회의 대졸 여성의 성별 격차는 왜 여전히 많은지, 일과 가정 양쪽을 꾸리고 사는 듯 보이는데 소득 격차는 왜 계속되는지에 대해, 명백한 차별의 요소나 법적인 규제가 없는데도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는 문제를 분석한 책입니다. 미국 이야기라 조금 거리감이 있는 부분도 있지만, 한국 상황에도 적용해 볼 수 있는 부분도 많아요. 선량한 사람들이 합리적으로 한 선택들로 인해 불평등이 일어나는 과정에 대해 작가는 이야기해요. 독서 모임에서는 이 책에서 구분하는 5 집단 중 나는 어느 집단에 있는 것 같은지에 대해서 자신의 삶과 결부 지어 생각하고 나누기도 했어요.



인터뷰 중에 그는 같은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모인 이들의 독서모임에서 느끼는 장단점을 이야기했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이들 사이에서도 느껴지는 이해의 폭의 차이와 각자가 선 자리에서의 의견의 다름, 매번 반복되는 비슷한 말, 근거가 바탕이 되지 않는 인상 비평이 답답하다가도, 또 막상 전혀 다른 관심사를 만난 사람들의 모임에 가면 앞선 모임에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던 기본 개념부터가 부재하여 힘들더랬다. 이렇듯 같은 책을 읽고 만나도 사람들의 이해와 생각은 다르기만 하다. 하지만 이미 독서모임을 통한 꾸준히 읽기와 함께 이야기 나누기의 매력에 빠진 이에게 이 다름은 피해야 할 장애물이 아니라 조금씩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는 과정, 또는 자신의 공부를 더 자극하는 디딤돌일 것이다. 그의 일상 속 사회생활로 자리 잡은 독서모임들과 함께 그와 우리의 세계가 내년에도 조금씩 더 넓어지길 기대한다. 




 인터뷰 일시: 2021.12. 9.(목) 

 인터뷰 진행: 윤진희 책읽는사회문화재단 간사





매거진의 이전글 [인터뷰] 함께 읽기 소리를 찾아서 - 김경희 길잡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