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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사회 Jul 27. 2022

우즈베키스탄의 책과 도서관(허유진)

<2022 활동가와 독서동아리> 지구인의 독서, 지구인의 도서관 4회차

사후기] <2022 활동가와 독서동아리> 지구인의 독서, 지구인의 도서관


책읽는사회문화재단 독서동아리지원센터에서는 ‘모두를 위한 독서동아리’를 꿈꾸며 <활동가와 독서동아리>를 주제로 4번의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모두를 위한 독서동아리’를 위한 고민의 첫 시작은 작년 11월 24일에 열린 <2021 사회적 독서 콘퍼런스 : 모두를 위한 독서동아리와 독서복지>였습니다. 장애, 다문화, 시니어, 북한 이탈 주민 등 다양한 바탕을 가진 이들이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독서모임을 만났고, 더 많은 이들의 함께 읽기를 응원하기 위한 바탕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이 콘퍼런스에서 시작한 고민의 키워드들을 2022년에도 이어 가보기로 했습니다.


<2021 사회적 독서 콘퍼런스> 자료집 다운로드

http://readinggroup.or.kr/board/dataroom_view.php?m=read&b=B_1_4&bn=759&nPage=2&mPage=1&con_f=ALL&con_s=&totalpage=6


<2021 사회적 독서 콘퍼런스> 영상 보러 가기

https://www.youtube.com/watch?v=N8l0GD7Xq-w&list=PLOXrFX5mXgz2GC4tpbhF9KWYDgNN2wSU8


전국에 다양한 활동가들이 함께 읽기를 즐기게 하는 일에 디딤돌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4번의 만남에서는 <지구인의 독서, 지구인의 도서관>이라는 제목 아래 일본, 콩고, 중국, 우즈베키스탄에서 경기도 안산시로 와, 이제는 우리의 주민이자 독서활동가로 활발히 활동하시는 네 분을 만나는 자리입니다.


 



 

4회차: 우즈베키스탄의 책과 도서관(허유진, 선일초등학교 다문화 언어강사)


<지구인의 독서, 지구인의 도서관>의 마지막 여정인 8월 34일(토) 오전 10시 30분 책읽는사회문화재단 강의실에서 선일초등학교 다문화 강사로 활동하시는 허유진 님과 기획 총괄을 맡아주신 정은주 님과 함께 <지구인의 독서, 지구인의 도서관> 네 번째 시간을 이어나갔습니다.


강연은 아래의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1. 내 고향 우즈베키스탄

2. 책 소개와 낭독

3. 즐거운 도서관 활동

4. 만들기 체험



자기소개


허유진 강연자의 이름은 3개입니다. 우선 우즈베키스탄에서 쓰던 이름은 ‘헤가이 율리아 라디오브나(ХЕГАЙ ЮЛИЯ РАДИОНОВНА), 고려인이라 ’허‘라는 성을 지니고 있어서 한국에서는 간단히 ’허 율리아‘라는 이름을 쓰다가 지금은 ’허유진‘이라는 한국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평소에는 ’율리아‘라는 이름을 가장 많이 씁니다.


안산다문화작은도서관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땟골마을이라는 고려인 4천여 명이 사는 마을이 있습니다. 고려인들이 작은도서관을 많이 이용하는데, 고려인은 강제 이주의 역사로 중국동포만큼 한국어를 잘하지 못하고 러시아어를 많이 쓰기 때문에 한국어가 서툴다고 합니다. 이때 율리아 선생님이 고려인 아이들에게 책도 읽어주고 프로그램도 설명해줘서 아이들이 도서관을 최고로 사랑하는 장소로 여기도록 만들었다고 합니다.


1. 내 고향 우즈베키스탄



1) 우즈베키스탄에 대하여

먼저 허유진 강연자님의 고향인 우즈베키스탄의 지리와 역사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937년 8월 스탈린은 갑작스럽게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거주하던 조선인들을 일주일 내로 모두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를 시키라고 명합니다. 이때 영문도 모르고 낯선 땅으로 이주하여 터를 잡고 산 이들이 지금의 고려인입니다. 다행히도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은 고려인들을 따스하게 맞아 주었고, 고려인들은 곧 아무것도 없던 척박한 땅을 일구어 농사를 짓고 마을을 일구어 살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고려인들이 여러 연구 끝에 일군 쌀농사로 밥을 지어 먹는다고 하는데요, 이 쌀을 경주쌀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우즈베키스탄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탄, 타지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의 나라로 둘러싸여 있는데요 이 ‘스탄’이라는 단어의 뜻을 아실까요? ‘스탄’은 바로 ‘땅’을 뜻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우즈베키스탄은 ‘우즈벡 사람들의 땅’, 키르키스탄은 ‘키르키스 사람들의 땅’이라는 뜻입니다. 종교는 대부분 이슬람교이며 언어는 우즈벡 언어를 쓰지만 러시아어도 많이 씁니다.

 

우즈베키스탄도 인구는 2021년 기준 3,438만여 명인데, 이 안에는 다양한 소수인종들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이 중에 고려인은 같은 해 기준 17만 명 정도인데 이 수는 조금씩 줄고 있습니다.


2) 우즈베키스탄의 학교

허유진 강연자님은 현재 안산시 선일초등학교의 다문화 언어강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다문화 언어강사가 어떤 일을 하는 것인지 생소한 분들이 많을 듯 합니다. 선일초등학교에는 370여 명의 학생이 있는데, 이 중 70%가 정도라 러시아 언어권 출신 학생들입니다. 이 학생들 중 한국어가 아직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이 많은데, 이런 학생들을 위해 허유진 님이 통역을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어떤 때는 한 반에 한국 원주민이 1명도 없던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학교 이야기가 나왔으니 우즈베키스탄의 교육 이야기를 잠시 하였습니다. 우즈베키스탄에는 우즈벡 학교와 러시아 학교가 있습니다. 그 외 다양한 소수인종의 학교가 있습니다. 러시아 학교가 교육열이 더 높은 편이라 고려인들은 주로 러시아 학교에 진학합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학생들이 초, 중, 고등학교를 모두 한 학교로 묶여 다니고, 반 친구들과 담임 선생님이 한 학교를 다닐 때 바뀌지 않고 계속되기 때문에 허유진 님은 한국 학교에 왔을 때 아이들이학교를 다니면서 매년 반 친구와 담임 선생님이 바뀌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여름방학 숙제로는 3개월 동안 읽어야 하는 책 목록이 나온다고 합니다. 이 목록은 학년마다 조금 다르고, 고학년이 될수록 대학 입시에 필요한 책들이 포함됩니다. 이 대학 입시에 필요한 필독 도서는 러시아 문학이 많습니다. 레프 톨스토리의 『전쟁과 평화』,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의 『예브게니 오네긴』, 이반 세르게예비치 뚜르게녜프 『아버지와 아들』 같은 소설들인데 우리에게도 익숙한 책들입니다. 대학 입학시험은 매년 8월 1일에 치러집니다. 허유진 님은 대학에서 한국어학과를 전공하였답니다.


3) 우즈베키스탄의 도서관

우즈베키스탄의 국립 도서관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중 일부는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해설사의 설명도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타슈켄트의 인구가 270만명 정도인데, 2019년 통계에 따르면 도서관 이용인구는 465,097명이고, 대출권수는 2,484,305권입니다. 타슈켄트 인구와 단순 비교하면 한 해에 1인 1권 정도 대출되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도서관 이용법은 우리나라의 국립중앙도서관처럼 도서 대출은 되지 않고 도서관 내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개인 짐과 식음료 반입도 불가입니다. 사진 및 영상 촬영도 어렵습니다. 인터넷은 45분까지 이용할 수 있고, 이후에는 유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우즈베키스탄의 다양한 서점들의 사진도 함께 보았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은 책이 비싸서 사람들이 책을 사서 보기는 조금 어렵다고 하네요. 그래서 중고서점의 이용이 활발합니다. 길거리에서 책을 늘어놓고 팔기도 합니다.


2. 책 소개와 낭독


우즈베키스탄에서 많이 읽히는 책 몇 권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알렉산드르 푸쉬킨의 『어부와 황금물고기 이야기』, 발렌티나 오세예바의 『마법의 단어』 등을 소개하였습니다. 아울러 러시아의 유명 시인이자 동화작가, 언론인인 추코프스키의 『전화』를 원어로 낭독하는 시간을 갖었습니다. 그림으로만 스토리를 이해하면서 이국의 언어로 그림책을 듣는 경험은 정말 색다른 경험입니다.


3. 즐거운 도서관 활동


허유진 강연자님은 한국에 와서 처음 도서관을 이용해 보았다고 합니다. 안산다문화도서관에 처음 방문한 해는 2015년이었는데 이곳에서 책놀깜놀 프로젝트, 다다다새싹독서동아리, 지구인 수어 합창단 등에서 함께 한 경험들을 나누었고 지금의 배우자도 여기에서 만나 결혼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책놀깜놀 프로젝트는 도서관에 방문하는 고려인 아이들에게 한국어 책을 읽어주는 프로젝트였습니다. 한국어로 한 번, 러시아어로 번역해서 한 번 읽어주자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았던 아이들도 그림책을 즐기게 되어 인기가 만발인 프로젝트였다네요. 선생님도 이 활동을 통해 한국어 책을 좋아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시간에는 그동안 말로만 여러 번 들어온 지구인 수어 합창단을 드디어 뮤직비디오를 통해 만나 보았습니다. 아이들과 엄마들이 함께 노래에 맞춰 수어를 하는 모습을 본 참여자 분은 아이들과 이런 활동을 자신의 지역에서 시도해 봐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하였습니다.

 

 

4. 만들기 체험

이번 책갈피는 ‘러시아어 책갈피’ 만들기 체험을 진행하였습니다. 허유진 강연자님이 미리 준비해 온 책갈피에는 연필로 쓰여진 러시아어 필기체 문구가 있었습니다. 문구의 뜻은 “책은 작은 창문이지만 큰 세상이 보인다.” 연필로 쓴 글씨 위에 예쁜 색깔 펜으로 따라 그리면 색다른 책갈피가 완성되는 것이죠. 책갈피에 묶인 작은 구슬 모양의 장식품은 ‘쿠즈문초크’라고 하는 구슬입니다. 우즈베키스탄은 이 구슬로 팔찌를 만들어서 태어난 아이의 발에 차게 하여 액운을 막아주고, 다양한 액세서리를 만드는 데에도 널리 사용합니다.





이번 회차로 4회에 걸쳐 진행한 <지구인의 독서, 지구인의 도서관>를 마쳤습니다. 참여자분들의 소감을 듣는 시간을 잠시 가졌는데요, ‘해외에 가지 못한 대신 이 프로그램으로 여행을 즐겼다. 이주민들과의 소통에 대해서 막막했었는데, 이번 프로그램에서 힌트를 얻었다. 결국에는 같이 책 읽는 사람들의 이야기, 사람 사는 이야기더라’, ‘작은도서관에 대해서 흥미가 생겼다. 독서동아리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참 크다고 다시금 생각했다. <다문화>라는 단어보다 <지구인>이라는 단어가 더 좋다는 생각을 했다.’와 같은 말씀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지구인의 독서, 지구인의 도서관>의 이번 프로그램은 여기서 짓습니다만, 더 많은 곳에서, 더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과 책과 도서관에 관하여 이야기 나누는 시간은 이것으로 끝이 아닐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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